
일본 전역에서 곰 출몰과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일본 홋카이도 사리쵸 인근 트레킹 코스에서 20대 남성이 곰에게 공격당해 사망한 채 발견되어 큰 충격을 줬다.
곰 출몰과 피해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일본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가을 단풍철을 맞아 홋카이도와 도호쿠(東北) 지방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산책이나 트레킹이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곰 출몰이 지역 관광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 일본에서는 지난 29일 야마가타현 난요시의 한 공립초등학교 인근에서는 곰이 교문 쪽으로 몸을 부딪치는 장면이 방범 카메라에 포착됐다. 같은 날 야마가타시의 한 사립고등학교 실내 야구 연습장에도 곰 한 마리가 출몰해 부활동이 중단되었다. 또한 모리오카시의 이와테대학교 캠퍼스에서도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곰이 목격되어 임시 휴강 조치가 내려졌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30일 환경성과 공동 명의로 전국 교육위원회에 학생 안전 대책을 강화하라는 통보문을 발송했다.
이번 조치는 등하교 중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곰이 싫어하는 소리를 내는 ‘빈 페트병’이나 ‘곰 방울(벨)’을 휴대하도록 권장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통보문은 지역 여건에 따라 통학로 점검 및 변경, 비상연락 체계 구축, 학교 위기관리 매뉴얼 내 곰 대응 지침 명시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환경성·홋카이도·이와테현 하나마키시·아키타현 오가시 등이 공동으로 작성한 ‘곰 출몰 대응 매뉴얼’을 첨부해, “통학로에 곰이 출몰할 위험이 있을 경우 보호자 차량 동행이나 임시휴교, 온라인 수업을 검토할 것”, “등하교 중 음식물을 휴대하지 말 것”, “발자국이나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날 것”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안내했다.
문부과학성은 곰이 빈 플라스틱 페트병을 찌그러뜨릴 때 나는 소리를 싫어한다는 점을 들어, 학생들에게 빈 페트병을 소지하게 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곰 기피용 벨소리나 자전거 벨 등 소리를 내는 물건이 효과적인 대응 수단으로 제시됐다.
잇따른 곰 출몰에 일본 정부는 “올해 곰에 의한 사망자가 12명에 달한다”며, 특히 학교 주변 등 인명 피해 우려 지역에 한해 경찰의 실탄 사용 허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는 홋카이도에 약 1만 2천 마리의 불곰, 혼슈와 시코쿠 지역에 약 4만 2천 마리의 흑곰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가 배포한 ‘곰 출몰 대응 매뉴얼’에는 다음과 같은 지침이 담겼다.
도망치지 않는다.
곰은 달리는 사람을 ‘도망치는 먹잇감’으로 인식할 수 있다.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야 한다.
소리를 내어 존재를 알린다.
평소 산길이나 통학로에서는 자전거 벨, 빈 페트병을 이용해 소리를 내면 효과적이다.
곰은 예기치 않은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해 접근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음식물 냄새를 남기지 않는다.
등하교나 야외활동 시 간식·쓰레기·음료 캔 등을 그대로 두지 말고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곰은 후각이 예민해, 멀리서도 음식 냄새를 감지하고 접근한다.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후퇴한다.
곰의 발자국, 배설물, 나무 긁은 자국을 발견하면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곰이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면 조우 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곰과 마주쳤을 때는 눈을 피하지 않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원칙이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공격성을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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