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중국 의존도 낮추고 ‘게르마늄 공급 안정화’에 본격화

2025-11-21

고려아연이 전략광물인 게르마늄(Ge)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상생협력을 본격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제2차 희소금속 산업발전협의회’ 행사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희소금속센터(KORAM), HK머티리얼즈와 함께 게르마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글로벌 희소금속 공급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게르마늄은 전 세계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대표적인 ‘중국 의존 자원’으로 꼽힌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반도체, 광통신, 방위산업 등 국가 핵심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해 왔다.

고려아연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고, 국가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여억 원을 투입해 연간 약 12t 규모의 게르마늄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2028년부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제련 인프라를 활용해 희소금속을 부가가치 높은 전략 자원으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기술적·경제적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을 통해 고려아연은 국가희소금속센터와 함께 기술 고도화 및 원료 회수·정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HK머티리얼즈와는 실수요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게르마늄은 반도체, LED, 광섬유 케이블, 초전도체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야간투시경과 적외선 감지기, 위성통신 장비 등 방위·우주 분야에서도 필수 자원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게르마늄을 전략물자로 분류하고 자국 내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전략광물인 갈륨(Ga) 생산에도 나선다. 약 557억 원을 투자해 2028년부터 연간 15톤 규모의 갈륨을 생산하며 갈륨 역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이번 사업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온산제련소를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첨단소재산업 기반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울산이 자동차·조선ㆍ화학 중심의 전통 산업도시에서 첨단소재·미래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과제도 남아 있다. 상업 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기술 완성도,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고려아연의 이번 행보는 공급망 불안정 시대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이자, 국가 산업안보를 위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전략광물 자립에 나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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