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서 100억 건물도 팔았다? ‘모다모다 샴푸’ 돌아온 기적

2024-10-24

샴푸, 정확히는 머리를 감으면 염색약 쓴 효과를 내는 ‘염모 삼푸’ 하나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불과 5개월 새 고공행진과 낭떠러지를 차례로 경험했다. 그렇게 자취를 감추나 싶더니 새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염모 샴푸 ‘모다모다’의 지난 3년은 30년 같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연 8000억원 규모의 국내 삼푸 시장에서 모다모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10여 차례 사용하면 별도의 염색 없이 흰머리가 흑갈색으로 변한다. 폴리페놀이 주성분으로, 사과나 바나나가 공기 중에 노출되면 갈색으로 변(갈변·褐變)하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배형진(53) 모다모다 대표는 “염색약의 대체재이자 탈모나 두피 손상 우려가 없는 세계 최초의 혁신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생산량 늘려 달라” 항의받기도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2021년 8월 초 제품을 론칭하고 나서 5개월간 매출이 320억원, 수익은 130억원이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5분 만에 20억원어치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초당 16개가 팔렸다. 1시간 편성을 했는데 “모다모다입니다”라고 소개를 하고 하니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하루 만에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했다.

“원료와 설비가 부족해 하루 최대 3000개를 생산하던 시절입니다. 대형마트에선 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몰려드는 오픈런이 빚어지고, 온라인 몰도 30분 만에 매진됐어요. 회사로 찾아와 ‘왜 생산을 늘리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손님도 꽤 있었어요.”

대박의 단꿈을 꾸는가 싶었는데, 신제품 발표 20일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공무원 3명이 서울 송파구 석촌동 본사로 들이닥쳤다. 밤 11시까지 조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며칠 뒤 ‘4개월간 제품 광고 중지’라는 행정명령이 날아왔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이 아니어서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다”는 게 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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