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자 아베’ 정권 잡으면…BOJ 통화정책 통째 흔들린다

2025-08-10

글로벌 머니

📈강남규가 만난 해외 전문가

정치 리스크

일본 정치 상황이 안갯속입니다. 집권 자민당이 정권유지에 충분한 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일본 정치가 민주적인지는 논란이지만, 자민당 체제가 안정적이어서 비즈니스 리더와 투자자들이 정치 리스크를 거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치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에 이르는 재정 리스크는 어떻게 될지,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시기 일본은행(BOJ)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엔화 가치는 어떻게 움직일지 의문입니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글로벌 머니가 사실상 일본 통신원인 나가이 시게토(長井滋人) 전 일본은행(BOJ) 국제국장(현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일본 대표)을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예측 불가 상대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 꽤 지났는데, 일제 차에 대한 관세율이 15%인지, 17.5%인지를 놓고 논란이 거셌다. 사후 협상을 거쳐 15%로 하기로 했다고 일본 정부가 발표하기는 했다. 이를 받아들이는 일본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관세 협상 직후 일본 정부 관료와 기업인 등은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협상 내용의 모호함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자동차 관세뿐 아니라 일본의 미국 투자 규모 등에서 일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이 서로 달랐다. 기자도 알다시피, 트럼프는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말하는 사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합의 사항을 놓고 두 나라가 하는 말의 차이가 더 드러날 전망이고, 그때마다 관세 전쟁 리스크가 증폭될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 결정, 특히 장기 투자의 결정에 아주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논란이 뜻밖이었다. 일본 관료와 정치인들이 꼼꼼하기로 유명한데, 그리고 1980년대 미국과 무역 전쟁을 해본 경험도 있는데, 자동차 관세 논란이 벌어진 것이 놀라웠다.

지금은 과거의 경험이 크게 도움되지 않는 상황이다. 1980년대 무역 협상은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실무자가 협상을 벌인 뒤 정상들의 만남에서 확정됐다. 이런 협상 과정에서 일본 관료들은 미국 백악관과의 협상에 최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무슨 말인가.

트럼프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협상할 수 없고, 결정할 수도 없다. 트럼프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다. 그를 상대로 딜(deal)하기가 아주 어렵다. 앞으로 현재 발표된 관세 협상 결과를 놓고 서로 말이 달라지는 일을 한국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책 담당자와 투자자 등이 일본이 1980년대 협상 경험을 살려 시간을 끌어주기를 내심 기대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아는 사람들한테서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일본 협상 대표 등이 마주한 트럼프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대였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고 싶다.

이시바의 앞날은

관세 협상의 일본 지휘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에 대한 비판이 거셀 듯하다. 그의 정치 생명은 어떻게 될까.

이시바는 선거에서 졌는데도 ‘정치 공백을 메우고 트럼프를 상대해 관세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총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사람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이시바는 중요 선거에서 세 차례 패배했다.

어떤 선거에서 패배했는지 궁금하다.

이시바가 총리가 된 이후 2024년 가을에 치러진 하원(중의원) 선거를 비롯해 수도권(도쿄) 지방선거와 2025년 상원(참의원) 선거에서 모두 졌다. 일본 정치 관행대로라면 이시바는 이미 물러났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치 공백을 피하고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하지만 자민당 내 사임 압력은 줄지 않고 있다. 그의 정치적 앞날은 거의 모든 일본인도 알고 싶어 하는 100만 달러짜리 궁금증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일본 데스크의 기본 전망(baseline)은 무엇인가.

기본 전망은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해 바뀔 수 있음을 전제하고 제시하는 예측이다. 우리는 이시바 총리가 8월 안에, 늦으면 9월 초까지는 물러날 것으로 본다. 그가 물러나면 자민당은 당 대표 뽑는 선거를 한다. 당내 선거 결과에 따라 연립정부 구조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현재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서다. 군소 야당을 연정에 참여시켜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반면에 자민당이 제1야당(입헌민주당)과 대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런데 모든 게 이시바의 마음에 달렸다. 정부 내에서 총리의 권한이 막강하다. 현직 총리인 이시바가 마음먹기 전까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이시바가 버티면 물러나게 할 길이 없다).

실제 이시바는 퇴진을 거부했다. 그 바람에 9월에 예정된 자민당 내 인사가 권력투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당직 인사에 따라 내각 구성도 바뀔 수 있다.

안정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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