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복지공단은 ‘푸른씨앗’을 운영하면서 퇴직연금 기금화에 대한 표준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공단이 운영 중인 ‘푸른씨앗’이 정부의 퇴직연금 개혁에도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푸른씨앗은 30인 이하의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퇴직 후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마련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다. 국회에서 이 제도의 가입자 범위를 늘리자는 법안을 낼 만큼 성공한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이사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말 432조 원으로 확대됐고 10년 후 1000조 원 이상 규모로 팽창할 것”이라며 “양적으로 크게 확대된 퇴직연금제도는 이제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때”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의 설명처럼 2022년 9월 도입된 ‘푸른씨앗’은 최근 정부의 퇴직연금제도 개선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푸른씨앗’은 퇴직연금제도 가운데 전문가가 운영하는 기금형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푸른씨앗’은 올해 10월 말 기준 수익률 9.13%, 누적 수익률은 25.15%를 기록했다. 올해 수익률은 최근 10년간 전체 퇴직연금 상품 평균 수익률인 2.3%를 4배가량 웃돈다. 박 이사장은 “자산운용을 직접 하고 싶은 퇴직연금 가입자는 계약형을 선택하는 게 맞고 금융 정보가 부족한 가입자는 기금형이 낫다”고 설명했다.
‘푸른씨앗’은 근로자 30인 이하 사업장만 제한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노사가 상대적으로 금융 정보가 부족한 탓에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 제도를 도입했다. 공단처럼 공공기관이 나서야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 대한 보호망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이사장은 ‘푸른씨앗’이 사회안전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금융상품으로서 높은 수익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푸른씨앗) 적립금은 기금화한 후 운용을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에 맡겨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도록 관리됐다”며 “기금제도운영위원회와 투자전략회의도 운영하면서 기금이 안정적으로 지켜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푸른씨앗’은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성과가 불어나는 일종의 ‘스노볼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1월 5000억 원을 달성한 적립액은 올해 1월 1조 원을 넘었다. 최근 적립액은 1조 3000억 원까지 증가했고 가입자도 15만 명을 넘어섰다. 이 성과들은 최근 국회에서 근로자 30인 이하 사업장으로 정한 ‘푸른씨앗’ 가입 기준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된 결과로 이어졌다.
정부의 퇴직연금 개혁 논의에서 ‘푸른씨앗’ 사례는 주요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0월 말 노동계·경영계·정부로 구성된 협의체를 꾸렸다. 이 협의체는 올해까지 퇴직연금 의무화 방안과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안을 합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퇴직연금은 가입이 의무화되면 노후 생활 대비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임금 체불 감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임금 체불 총액의 약 40%는 퇴직금 체불 문제다.
박 이사장은 제도 개편안이 현장에서 안착하려면 공단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노사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제도 전반에 대해 연구·조사할 공단 내 퇴직연금 전문 조직이 갖춰져야 한다”며 “이 조직이 앞으로 퇴직연금 개혁 과정에서 마련될 다양한 제도까지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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