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최우선 과제

“한국은 전 세계 208개국에 K푸드를 수출하며 식품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원료를 생산하는 농어민에게도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
홍문표(사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10일 인터뷰에서 “농산물을 통한 부가가치의 일정 부분이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돼야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고, 젊은 농업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월 15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사장은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임기 중 14년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2008~2011년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8월 aT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기후변화 대응과 유통 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세다. 이 대통령도 최근 불합리한 유통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5~6단계인 유통 구조를 2~3단계로 줄이는 ‘유통의 디지털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aT는 세계 최초로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만들었다. 온라인 도매시장의 거래 실적은 지난해 6737억원으로 목표치 5000억원을 넘었다. 2027년엔 가락시장과 동등한 5조원 시장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 커머스 플랫폼을 연계하는 등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성과는.
“지난해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포기당 만원이 넘는 ‘금배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발 중인 게 ‘하라듀’다. 하라듀는 여름 하(夏)에 오래 견딘다는 뜻의 영어 단어 ‘듀러빌리티’를 합친 이름이다. 속이 꽉 찼고, 식감도 좋다. 현재 강원도 평창·정선, 전북 남원 등에서 시범재배 중이다. 재배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45~50일로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제2·3의 하라듀도 개발 중인가.
“농촌진흥청과 협력해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신고배보다 재배 기간이 짧은 신화배, 착색이 안정적이고 식감이 젤리와 유사한 젤리팝 포도, 전국에서 재배 가능한 홍산 마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골드베리 딸기는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이런 신품종의 국내 유통과 수출 판로를 확보·관리하는 게 aT의 주된 역할이다.”
중동 최초 한우 수출이 마무리 단계다. 향후 할랄 시장 확대 전략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에서 한류 확산과 함께 고급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이 늘고, 프리미엄 한우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이슬람 율법에 따라 제조·가공·보관한 할랄 한우임을 인증받기가 어려웠는데,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횡성케이씨가 UAE 국제 할랄 도축장 인증을 획득하면서 수출 물꼬가 트였다. 중동 시장 첫 진출은 올 10월 말로 예상된다. 앞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 등 할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취임 1주년이다. 그간의 성과와 한계는.
“친환경·저탄소 농어업 전환, 씨종자·신품종 개량 등 기후변화대응 7대 혁신전략을 도출해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이 중 3건은 이미 국회 공청회를 완료했다. 큰 틀의 기후변화 대책이나 관련 예산은 늘 부족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점차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