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에스티팜(237690)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 기존에 주력했던 올리고핵산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외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단일 가이드 리보핵산(sgRNA) 생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성무제 에스티팜 대표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바이오 USA에서 기자들과 만나 “sgRNA을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 CDM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며 "현재 sgRNA 합성 기술을 확보하고 전용 생산설비 구축까지 마친 상태로 올 3분기부터 상업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빅파마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생산까지 요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직접 제거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sgRNA는 크리스퍼 치료제의 작동을 좌우하는 핵심 구성 요소다. 하지만 고순도의 sgRNA 생산이 어려워 기술적인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성 대표는 "에스티팜은 기존보다 길고 복잡한 sgRNA를 순도 80%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합성하는데 성공했다"며 "정확하고 안전한 유전자 편집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조차 어려움을 겪는 sgRNA 대량 생산의 한계를 에스티팜이 돌파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바이오USA에서 고순도 sgRNA 합성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며 “현재 2곳과 sgRNA 관련 파트너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에스티팜은 현재 개발 중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STP0404’, 대장암 치료제 ‘STP1002’의 기술이전도 추진한다. 성 대표는 "두 신약 모두 높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여주고 있어 계열내 최초 및 최고 신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2026년까지 글로벌 기술이전 또는 전략적 제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CDMO기업인 에스티팜은 생물보안법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함에 따라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이 생산하는 물량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성 대표 역시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고객사들이 중국 대신 에스티팜에 컨택을 많이해오고 있다"며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