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아 운동능력이 저하돼 클라리넷 연주를 중단했던 환자가 뇌 속에 전기 자극을 줬더니 손가락 움직임이 개선돼 클라리넷 연주가 다시 가능해졌다. 당시 의료진은 전기 자극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클라리넷을 연주해 보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 성공적인 수술로 오랫동안 놓았던 클라리넷을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놀라움을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병원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데니스 베이컨(65) 씨는 최근 뇌에 전극을 심어 전기 자극을 주는 '심부뇌자극술(DBS)'을 받으며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1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손이 점점 강직되고 운동능력이 저하돼 5년 전부터는 연주를 아예 하지 못했었다.

의료진은 베이컨 씨에게 '심부뇌자극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수술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운동장애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미세한 전기 자극을 주는 시술이다. 비정상적인 뇌 신호를 바로잡아 움직임을 개선할 수 있다. 수술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로 진행됐다. 의료진은 환자의 머리에 정밀 좌표 장치를 부착해 목표 지점을 설정한 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고 전극을 삽입했다.
전류가 흐르자 베이컨 씨의 손가락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의료진은 연주를 통해 자극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이후 환자는 뇌 활동을 자동 감지해 자극 세기를 조절하는 충전식 자극기를 가슴에 이식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키유마르스 아시칸 교수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DBS는 완치술은 아니지만 약물 반응이 떨어진 환자의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며 “이번 베이컨씨의 사례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DBS가 증상 치료에 효과적인 선택지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베이컨씨는 수술 후 걷기와 연주 능력이 모두 개선됐다”며 “그가 곧 밴드로 복귀해 다시 무대에서 연주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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