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문제 발생한 원인, 근본으로 들어가면 내게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휴대폰으로 사적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나도, 내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나중에 무분별하게 언론에 (통화 내용이) 이렇게 까지고(까발려지고), 이런 생각을 그 때 못했던 것 같은데 이게 전부 내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됐어도 검사 때 쓰던 휴대폰을 계속 쓰고 있으니 무조건 바꾸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통상적 공무원, 장·차관과 (통화나) 국가 안보 관련이 아닐 땐 내 휴대폰을 쓰고, 지금도 엄청 많은 문자가 들어온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미리미리 전직 대통령 때의 프로토콜대로 싹 바꿨으면 되는 건데 나 자신부터 못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내게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휴대폰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얘기를 내가 즉각 생생하게 봐야 한단 생각이 너무 강했다"며 "그걸 여론의 한 지표로 정제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워낙 오래 쓰던 번호라 아까워서 그런 마음도 있지만, 누구를 통해서 연락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통화한 분 손을 들라 하면 무지하게 많을 것이고, 텔레그램이나 문자를 주고받은 분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이게 리스크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했는데, 이 부분은 리스크를 줄여나가면서 국민들이 이런 걸로 걱정하고 속상해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답변 도중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국민의힘 입당 직후 연락이 쏟아지자 김 여사가 대신 답변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말에 정치 선언을 하고 하루에 문자가 3000개가 왔다"며 "지쳐서 집에 와서 쓰러져 자면 아침에 일어나 보면 5~6시인데 (아내가) 안 자고 엎드려서 계속 답을 하고 있다.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잘하겠습니다'라는 답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가)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인연을 딱 못 끊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