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수일 '환상의 섬' 죽도...10년만 관광지 개발 '시동'

2024-10-21

가수 윤수일이 부른 가요 '환상의 섬'의 실제 배경인 '죽도'가 관광지로 개발된다. 죽도는 윤수일 고향인 울산 남구 장생포 바닷가에 있는 매립지(6000여㎡)로, 10년째 녹슨 철조망과 잡풀이 가득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관련기사

  • 버려진 ‘환상의 섬’ 죽도, 폐건물만 흉물로 남아
  • 가수 윤수일 '환상의 섬' 흉물 됐다...죽도의 몰락, 무슨 일 [현장에서]

울산 남구는 21일 "최근 죽도의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과 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남구는 죽도 사용 허가를 시교육청에서 위임받아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한 관광지로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남구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자원 개발사업으로 받은 국비 등 11억원을 들여 죽도의 노후 건축물(연면적 227㎡)과 잡풀 가득한 부지(3967㎡)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또 죽도에 있는 옛 해상교통관제센터 건물에 콘텐트 전시관, 장생포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카페 등을 만들 방침이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연결하는 진출입로를 개설해 죽도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죽도 관광자원화 사업은 내년 4월 실시설계, 연말 완공 예정이다.

죽도가 흉물로 변한 건 예전 섬 기능을 잃어버리면서다. 1990년대 초까지 죽도는 울산항 앞바다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러나 1995년 해안 매립으로 육지가 되면서 야산으로 변했다. 이후 해상교통관제센터가 설치돼 공익적인 기능을 하다가 센터 측이 2013년 인근에 새로 건물을 지어 옮겨가면서 사람 발길이 끊겼다.

죽도는 소유주와 관리 주체가 다르다. 소유는 울산시교육청이지만, 관할 지자체는 울산 남구다. 남구는 죽도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당초 남구는 죽도 운영 관리를 조건으로 죽도를 무상임대 후 관광 콘텐트를 개발해 운영하려 했지만, 울산시교육청은 남구가 죽도를 유상으로 매입하기를 바랐다. 이로 인해 10여년간 양측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죽도는 그대로 방치됐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이번 협약으로 죽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다양한 문화·관광 시설과 연계해 주민과 교육 가족 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국민가수 윤수일 '환상의 섬'

1977년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데뷔한 국민가수 윤수일은 울산 장생포 출신이다. 그가 1985년에 부른 '환상의 섬'은 울산시 남구 매암동 장생포에 있는 죽도를 그린 노래다. 대나무·진달래·동백꽃 등이 어우러진 고향의 섬을 기억하며 열창했다. 죽도에는 ‘환상의 섬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노래 가사에는 죽도의 예전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있다. '내 고향 바닷가 외딴 섬 하나. 뽀얀 물안개 투명한 바닷속 바위에 앉아서 기타를 퉁기면 인어 같은 소녀가 내 곁에 다가왔지. 환상의 섬.'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