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지시·큐익스 상장 강조"…큐텐그룹 구영배 향하는 책임론

2024-09-19

위메프·티몬 대표 소환, 구 대표 지시 의혹

"모르는 법인 도장 찍혀있었다" 주장도

피해자들 집단 고소, 법적 책임 촉구

검찰 이른 시일 내 구영배 소환 조사할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관련,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큐텐그룹 관계자들을 조사 중인 검찰은 이미 구 대표가 사태를 주도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티메프 대표 소환조사가 끝나면 구 대표에 대한 조사도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전망이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사건의 최종 책임자를 구영배 대표로 보고 있다.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외형상 매출을 부풀리고, 판매대금 돌려막기를 지시한 주범이라는 것이다.

큐텐그룹 관계자들을 조사 중인 검찰은 지속적으로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한 관계자로부터 "구 회장이 매출 증대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등을 위해 계열사에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류광진 대표 또한 조사 전 기자들을 만나 구영배 대표가 5%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정확한 퍼센트까진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큐익스프레스 물량을 늘리는 것은 큐텐 그룹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돼야 큐텐그룹이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을 (구 대표가) 계속했다"고 말했다.

또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법인 인감도장 등을 관리하며 티메프와의 용역 계약을 자체적으로 체결했는지 묻자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힌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는 에둘러 구영배 대표의 책임을 시인한 것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대금을 빼돌려 위시 인수나 나스닥 상장 등에 이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류 대표가 언급한 '모르는 법인 도장'에 관심이 쏠린다. 도장이 구영배 등 큐텐그룹 측에 있었을 경우, 티메프 대표 승인 없이 자금 및 판매대금을 충분히 유용할 수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앞서 지난 13일 제출된 티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는 구영배 대표는 '최상위 지배자'로 명시돼 있다. 구 대표는 앞서 국회에 출석해 "실질적 자금 운용을 보고받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큐텐그룹 재무 담당 임직원 대부분이 구영배 측 사람인 만큼 사건에서 배제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피해자들의 반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자‧소비자 연합인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4명에 대해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7월 미정산 사태 이후 개별적인 고소 고발이 이어져 왔지만, 비대위 차원의 집단 고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위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고소 참여자들은 생업에 바빠 형사소송을 직접 수행할 여력이 없는 검은우산 비대위 내의 피해업체들이며, 이번 형사소송에는 일부 해외 판매자들과 디지털가전 업체도 포함되어 있다"라며 "고소인들의 피해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피고소인들에게 법에서 정한 가장 중대한 책임을 부과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피해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구영배 대표의 소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티메프 대표 조사에서도 구 대표의 관련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구 대표는 최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의 신규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은 리모델링 공사 중이며 등본에 구 대표와 홍현직 큐텐 상무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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