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9세가 된 2006년생 남성 70여명이 아침부터 줄을 섰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를 받게 된 이들이다. 수검자들은 신체검사부터 심리검사, MRI·CT 검사까지 거친 후 신체등급을 판정받는다. 병무청 관계자는 "일반 건강검진은 27종 가량의 검사로 구성되지만 병역판정검사는 45종으로 종합검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는 마약 검사까지 추가된 바 있다.
검사가 시작된 후 2시간 여만에 2025년 최초의 병역판정 통보가 들려왔다. 이날 1호로 현역대상 판정을 받고 김종철 병무청장으로부터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받은 박준호 씨는 "나라에 헌신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멋지게 돌아오겠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모든 검사 과정이 엄격하지만, 특히 심리 검사는 4중의 검사 체계가 갖춰져 있다. 이날 검사장을 찾은 김종철 병무청장은 "병역판정검사는 전문 의사가 심리와 신체 상태를 모두 면밀하게 검사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정신 건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심리 상태는 4단계에 걸친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판정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심리사와의 심리 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수검자들은 재차 심층 검사를 거친다. 심층 검사에서도 부적격 판정이 떨어지면 정밀 검사로 넘어간다. 앞서의 정신과 치료 이력, 복약 이력까지 검토하는 데다 최종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에도 사후 추적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짜 정신적 질병으로 병역을 면탈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실제로 대인기피증이라며 현역 입대를 피한 이후 대면 영업·판매업에 종사 중이란 사실이 사후 추적에서 드러나 재검사를 받게 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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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병역판정검사는 2006년생 약 22만명을 대상으로 12월 17일까지 전국 병역판정검사장에서 실시된다. 병역판정검사 대상은 병무청 누리집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본인이 원하는 일자와 장소를 선택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선택하지 않은 이들은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서 검사일자를 결정해 통보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19세가 아닌 20세에 검사를 받고 20세 희망 시기에 입영할 수 있는 '병역판정검사 후 입영제도'가 시범 실시된다. 이전까지는 모든 병역의무자가 19세가 되는 해에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후 별도로 입영을 신청해야 했지만, 2006년생은 2026년도 병역판정검사 희망월과 입영 희망월을 동시에 선택해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정받을 경우 원하는 시기에 입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