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과서 도입도 '입시' 개편에 달렸다…디지털 교육 장애물은 '부담감'

2025-04-16

AI 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도입된 가운데 디지털 교육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입시' 부담 경감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경기도 내 학교 중 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는 학교는 약 40%로 전국 시도 기준 높은 수준에 달한다.

앞서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를 두고 갈등이 발생해 교육부가 올해는 자율 도입을 결정하자 시도별 편차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편차는 지역별 차이와 더불어 학교급별로도 나타났다. 교육부의 'AIDT 시·도별, 학년별, 과목별 채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수학 23.8%, 영어 24.4%로 가장 낮은 채택률을 보였다. 반면 초등학교 4학년은 수학 29.2%, 영어 29.6%로 상대적으로 높은 채택률을 기록했다.

입시 부담과 학업 성적 압박이 높은 고등학교보다 부담이 덜한 초등학교 등 낮은 학교급에서 더 높은 채택율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교사와 학생들은 내신, 학업 성적 부담이 디지털 교육 정책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32)는 "학기가 시작되면 내신, 수능 준비로 진도 나가기에 급급해 새로운 시도를 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며 "주변 교사들을 보면 AI 디지털교과서 채택 후에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사 B씨도 "학교 현장에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한 많은 지원이 들어오고 있지만 활용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도입율을 높이고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입시 부담 경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모 양(17)은 "기존에 수업하던 방식에서 어떤 형태로든 바뀌면 수업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과목의 수업 전체를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진행하면 시험 진도를 다 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디지털교과서 등 새로운 디지털 교육 정책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문제인 입시 부담을 덜고 많은 시도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A씨는 "AI 디지털교과서, 교수학습 플랫폼 등 디지털 교육이 발전하며 많은 수업 도구가 개발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는 이를 충분히 활용하고 경험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와 학생 모두가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내신 준비와 수능 준비에 쫓기지 않고 디지털 교육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시 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양대 정당이 모두 AI 기반 교육 강화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디지털 교육 분야는 핵심 공약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는 학교 현장에 AI 디지털교과서가 자율 도입으로 결정됐으나 대선 이후 정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디지털 교육 활용 환경 구축은 더 시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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