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섭외·효과 분석까지…콘텐츠 마케팅 주도하는 AI플랫폼 [스타트업 스트리트]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신제품 ‘CJ 자메이카 스타일 치킨’을 출시하면서 숏폼 영상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번 신제품 홍보는 구독자 1만 명 미만의 소규모 인플루언서 90여 명과 협업으로 이뤄졌다. CJ제일제당이 신제품 홍보에 필요한 여러 인플루언서를 찾기 위해 선택한 도구는 피처링의 소셜미디어(SNS) 데이터 분석 플랫폼. 이 플랫폼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집행 시 예상 조회수와 투자대비수익(ROI) 예상치 등의 지표를 제공하는 기업용 서비스다. 피처링의 플랫폼을 활용한 CJ제일제당의 신제품 마케팅은 집행 한 달 만에 콘텐츠 총 조회수 650만 회라는 성과를 거뒀다.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활개한 가운데 인플루언서 광고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이터 분석 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스타트업인 피처링이 1만 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업계 내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피처링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 엔진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12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피처링은 이달 중 인플루언서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AI 프리 리스트업’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AI 프리 리스트업은 이용자가 특정 인플루언서의 SNS 계정을 선택하면 해당 인플루언서와 유사한 콘셉트의 계정 20개를 찾아 추천하는 서비스다. 기존 인플루언서 검색 기능이 성별, 구독자 수, 콘텐츠 종류 등 객관적인 지표로 계정을 추려 제시했다면 AI 프리 리스트업은 AI가 감도(感導)를 기준으로 유사 계정을 찾아내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기능은 피처링 고객사들의 요구로 개발됐다. 이제까지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 인플루언서 여러 명을 선별할 때 주관적인 감에 의지에 SNS를 하나하나 뒤지는 등 소모적인 품을 들여야 했다.

피처링 개발 부서는 AI 프리 리스트업 기능을 2주 만에 만들었다. 이처럼 빠르게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실제 개발을 마칠 수 있었던 비결은 피처링의 자체 엔진에 있다. 피처링은 2019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인플루언서 영향력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점수로 매기는 시스템 엔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단순히 조회수나 좋아요 수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SNS 동향, 인플루언서 광고 성과, 댓글 반응 등을 정량적인 지표로 환산하는 엔진이다. 엔진 개발 후 5년에 걸쳐 엔진을 개량한 덕에 감도와 같이 정성적인 영역을 평가하는 기능도 빠른 시간 안에 출시할 수 있었다. 이 엔진을 바탕으로 피처링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플루언서는 약 1800만 명이다. 마케팅 캠페인 성과 예측 기능의 정확도는 87%다.

주요 기업들도 피처링의 인플루언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실용성을 인정하고 광고 업무 등에 활용하는 중이다. 신세계, 카카오, 제일기획 등 1만 5000여 개의 기업이 피처링 플랫폼을 업무에 쓰고 있다. 카카오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쇼핑라이브는 판매 제품의 주요 고객군을 먼저 상정한 뒤 피처링 플랫폼에서 해당 고객군에 영향력을 발휘할 인플루언서를 찾고 있다. 글로벌 택시 이용 서비스 우버는 지난해 말 피처링과 함께 연말 할인 이벤트 숏폼 마케팅을 기획하고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콘텐츠는 게시 일주일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넘겼다.

현재 피처링은 인플루언서 분석 엔진을 AI 에이전트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챗GPT처럼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이다. 조건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물색하는 작업부터 광고 콘셉트 도출, 인플루언서 협찬 제안 연락, 광고 결과 분석 등 AI 에이전트가 마케팅 업무 전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피처링의 목표다. 피처링은 내년 상반기 중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장지훈 피처링 대표는 “피처링의 궁극적인 목표는 SNS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차별화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실무진의 전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