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간부도 줄었네" 한화 건설부문, 담당임원 1년새 17% 뚝

2025-05-20

건설부문 담당임원 35명에서 29명으로

한화 내 건설 매출 비중 4%...에어로스페이스 등 성장과 대비

리스크 관리 등 '유지' 전략에 방점...안정성 위주 수주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한화 건설부문이 실적 부진으로 그룹 내 기여도가 하락하면서 임원 자리도 축소되고 있다. 한화그룹이 방산·조선 등 고공행진 중인 핵심 사업의 인적 자원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에 직면한 건설부문은 공격적 신사업 추진보다는 안정적 매출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화 건설부문의 담당임원은 29명(대표이사 미포함)이다. 지난해 1분기 35명에서 약 17% 축소됐다. 지난해 존재하던 공공사업담당, 민자사업담당, 주택사업팀장 등 임원 자리가 현재는 사라졌다. 일부 조직 통폐합 및 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이 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한화에서 새로 임명된 임원 7명 중 건설부문 인사는 김주돈 토목사업실장, 오용근 운영혁신실장, 이정수 수행혁신실장, 황율남 개발사업실장 등 4명이다. 한화 계열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명), 한화오션(7명) 등에 비해 임원 배출이 적었다.

한화 건설부문 임원진에도 오너 일가의 핵심 인물이 포함돼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건설부문의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다만 김 본부장은 건설 프로젝트의 해외 확장보다는 '아워홈' 인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출시 등 유통 분야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에 2014년 김 회장이 건설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건설부문의 그룹 내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인사는 건설부문의 그룹 내 매출 기여도와 무관치 않다. 올해 1분기 한화 건설부문의 매출이 한화 전체 매출(연결기준)에 차지하는 비중은 3.93%에 불과하다. 한화 건설부문을 포함한 종합건설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22년 1분기 6.17% ▲2023년 1분기 7.13%▲ 2024년 1분기 7.98% 등 6~7%대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3%대로 주저앉았다. 방산과 조선, 항공 등 한화의 핵심 자회사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건설부문의 존재감이 낮아진 것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5조4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늘었다. 영업이익은 5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0%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편입된 한화오션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실적에 반영된 한화오션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3조1431억이다. 영업이익은 388.8% 상승한 258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6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늘었다. 원가율 개선으로 이익창출력을 확대해냈지만, 지난해 해상풍력 사업 부문을 한화오션에 양도함에 따라 외형이 축소됐다. 올해도 건설업계의 원자재값 변동, 미분양 리스크 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한화오션을 떼어낸 건설부문의 외형 확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한화 건설부문은 '성장'보다는 '유지'에 치중하고 있다. 건설부문은 리더십 변화 없이 2021년부터 김승모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건설·주택이 아닌 방산·제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의 관심도 아파트보다는 데이터센터, 하수처리장 공사에 맞닿아 있다. 실제 한화 건설부문은 고양 삼송 이지스 데이터센터 사업, 대전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천안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사업 전략도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한화 건설부문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잠실 MICE, 수서역 환승센터, 대전 역세권 등 사업비 대형 복합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들은 코레일, 서울시, 국가철도공단 등 공공의 발주사업으로 한화 건설부문은 안정적으로 조 단위의 공사비를 차츰 회수할 전망이다.

반면 사업 리스크가 큰 주택 시장에서는 소극적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올해 시공권을 따낸 도시 정비사업은 서울 신월7동2구역 공공재개발사업 한 건이다. 이도 단독 사업이 아닌 호반건설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수주다. 건설부문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한화포레나 제주에듀시 아파트 등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사업장의 리스크를 완화해나가는 동시에 공공사업 위주로 발주에 나서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그룹 인사에 대해 "공시된 내용 외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올해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상황에서 복합개발사업, 데이터센터, 환경사업 등 지속가능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건설분야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과 관리역량을 핵심 전략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두는 등 체질 개선을 이룬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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