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농 없으면 미래도 없다…정착 도울 종합적 지원 필요

2025-06-15

한국 농업의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청년농 유입이 갈수록 줄어들며 더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일시적인 자금 지원으로 청년농을 유입시키려는 정책을 벗어나 장기적인 소득 보장 대책 마련과 함께 고령농 은퇴를 유인하는 제도를 통해 선순환적인 세대 교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40세 미만 농가경영주 역대 최저…농업동력 ‘빨간불’=통계청이 4월 발표한 ‘2024년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0세 미만 농가경영주는 460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순한 수치보다 우려되는 건 청년농 감소세에 따른 고령화율 증가다.

2020년 40세 미만 농가경영주는 1만2426명으로 2019년(6859명)보다 81.2% 상승하며 2017년부터 이어진 감소 행렬에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4년 연속 급격히 줄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70세 이상 농가경영주는 2024년 기준 49만4710명(50.8%)으로 과반수를 처음 기록했다. 연령별 농가인구로 따졌을 때도 65세 이상 농가 고령인구 비율은 55.8%로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한국 농업의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업혁신을 촉진하는 청년농 비율이 줄고 있다는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며 “청년농 유입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년농 정책, 자금 지원뿐 아니라 종합적 접근 필요=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청년농 지원정책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농 유입을 위해 정착 초기단계에서 이뤄지는 일시적 자금 지원을 넘어서 청년농이 농업·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끔 직업 체험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창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사전에 영농체험과 실무 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청년 영농 취업 지원사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농들이 안정적으로 농업소득을 창출할 때까지 영농정착지원금 지급기간을 연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직불금 전환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농이 농업·농촌에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청년들은 농사뿐 아니라 가공·유통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청년농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살릴 수 있는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마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도 “새 정부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청년들이 농사 외에도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통해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한다면 농업·농촌 유입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고령농 은퇴 촉진으로 세대 교체…외국인력 중앙정부 책임 높여야=특히 청년농의 원활한 유입을 위해선 고령농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통한 은퇴를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농업분야 공약이기도 했던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과 ‘농지이양 은퇴직불제 확대’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한호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유럽은 농가들이 60세가량이면 은퇴를 고민하지만 한국은 80세가 넘어서도 생존을 위해 농업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직불금을 확대해 은퇴연금을 도입하는 등 고령농이 노후 걱정 없이 은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 안정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 교체에 따른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 활용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1기작 중심에서 2∼3기작으로 농지 이용률을 높여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며 “농지이용증진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농촌 일손부족 문제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춘수 국립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계절근로자 도입 등 농촌 인력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예산 지원, 다른 국가와의 협력 등 많은 분야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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