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을 앞두고 인근 변전소에서 일어난 화재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를 방화로 보고 용의자를 찾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남동부 칸에서 북서쪽으로 12㎞ 떨어진 타네론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칸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압선의 철탑 4개 기둥 중 3개가 절단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번 화재로 알프마리팀주 일대 16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나, 송전 운영업체 RTE 프랑스는 오후 5시쯤 전기가 복구됐다고 SNS 엑스에 밝혔다. 이번 정전 사태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현재 프랑스 경찰은 변전소에 대한 방화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프랑스 경찰 대변인은 “고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랑 오티오 RTE 프랑스 알프마리팀주 지사 관계자는 이번 화재를 “전력 기반시설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전으로 제78회 칸국제영화제의 행사와 상영에도 차질을 빚었다. 칸 조직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화제의 본관인) 팔레 데 페스티발은 자체 전력 공급으로 전환해 모든 행사와 상영을 예정대로 정상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르몽드에 따르면 본관에서 4㎞ 떨어진 별관 시네움 극장은 상영이 중단되었고,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예정된 상영도 15분간 지연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칸과 인근 앙티브에서는 신호등이 멈추며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칸의 철도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고, 통신망과 와이파이도 전부 마비됐다. 알프마리팀주 소방은 이날 엘리베이터 고장 등으로 100여건의 출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폐막식 대목에 신용카드 단말기가 먹통이 돼 현금만 받으며 진땀을 흘리던 상인들은 오후 2시쯤 전력망이 복구되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할렐루야”를 외치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알프마리팀주 검찰 관계자는 앙티브주와 바주 등 인근 지역까지 큰 피해를 입힌 “악의적 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