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유업이 신사업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헬스, 외식 부문으로 보폭을 넓혔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단백질 음료 사업을 키우기 위해 분사한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외식 자회사 엠즈씨드는 폴바셋을 제외한 사업부문이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디저트 전문 자회사 엠즈베이커스만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지난해 매출이 823억원으로 전년(1062억원) 대비 22.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적자 폭은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 상태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2021년 10월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단백질 음료 브랜드 '셀렉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셀렉스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급성장했다. 매출은 2019년 250억원에서 2021년 900억원대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에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셀렉스 사업부를 분사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세마저 꺾이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출시 이래로 성장해 온 셀렉스 매출은 2023년 1000억원의 벽을 넘기고는 1년 만에 뒷걸음쳤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동후디스 '하이뮨'이 업계 1위로 올라서고 남양유업, 빙그레 등 후발주자가 등장한 점이 악재였다.
외식 자회사 엠즈씨드도 근심이 커지고 있다. 엠즈씨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4% 오른 2060억원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엠즈씨드는 커피전문점 폴바셋과 외식 브랜드 크리스탈제이드, 샤브식당 상하, 더 키친 일뽀르노를 운영하고 있다.
아쉬운 건 폴바셋을 제외한 외식 브랜드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폴바셋은 영업이익 79억원을 올렸으나 기타 부문에서 손실 6억원을 냈다. 엠즈씨드는 분기 보고서를 내지 않지만, 지주사 매일홀딩스의 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외식 부문 영업손실은 약 2억원으로, 지난해(21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은 494억원으로 1.3% 감소했다.
디저트 전문 자회사 엠즈베이커스만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엠즈베이커스는 지난해 매출이 401억원으로 전년(19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22억원으로 늘었다. 엠즈베이커스는 베이커리 B2B사업과 B2C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엠즈베이커스 실적이 오른 건 지난해 4월 인수한 '밀도'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밀도는 식빵이 유명한 성수동 유명 빵집으로, 엠즈베이커스에 인수된 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롯데백화점 잠실점 등에 입점하며 매장 수를 늘렸다. 폴바셋에서도 빵을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우유 외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본업인 유가공 시장분위기가 점차 악화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우유 산업 구조상 물가 상승에 따른 원유값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내년 시행 예정인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입 유제품 무관세도 위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일홀딩스 유가공부문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158억원)보다 28.8%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2669억원으로 전년(2663억원) 대비 0.2% 올랐다. 작년과 비슷하게 팔고도 수익은 대폭 나빠졌다.
유제품 제조·판매·수출입을 전담하는 매일유업 역시 부진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3% 줄어든 130억원을 기록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들은 2026년 이후면 다 없어질 것"이라며 "성인 영양식, 메디컬 푸드, 아이스크림, 커피, 식빵, 체험 목장 등 우유로 만들 수 있는 부가가치 사업을 늘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