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역사관' 놓고 싸웠던 여야 "임금체불 해결" 의기투합

2024-10-25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환경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2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임금체불액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국감 이후에도 해법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시작과 함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 규모가 1조원이 돌파했다. 연말이면 2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어떻게 견뎌내겠나.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있겠지만 반드시 국회가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임 의원의 제안에 공감하며 국감이 종료돼도 관련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소속 안호영 환노위원장이 "임금체불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나 청문회 같은 방법을 통해 해결책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자"고 운을 떼자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국감이 끝난 뒤 구성 방법 등에 심도깊게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환노위는 이날 종합감사를 끝으로 올해 국감 일정을 마무리했다. 환노위 국감은 감사 초반 야당 의원들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일제강점기 관련 역사관을 문제 삼으며 증인 명단에서 제외하며 양측의 골이 깊어진 채 시작됐다. 이후에도 양측은 몇몇 사안에 대해 이견을 드러내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지만, 노동·환경 관련 주요 의제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협치의 자세로 이번 국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국감에서도 박홍배 민주당 의원과 김문수 장관을 대신해 고용노동부 대표 증인으로 자리한 김민석 차관 간의 논쟁이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으로 번지면서 한 차례 내홍을 겪기도 했다.

박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식민 통치로 인해 (고용노동부가) 예산편성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는단 내부 우려가 있다"며 "(고용노동부) 예산을 총괄하는 정책기획관 자리에 기재부에서 파견된 국장이 앉아 있다. 기재부 시각에서 고용노동부 예산을 재단하면서 다양한 부작용 또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실제 두 기관이 인사 교류를 할 때 유사 계급 간 인사 교류가 일반적인데 기재부는 고용노동부에 올려서(급을 높여) 보낸다"며 "타 부처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 기재부가 힘없는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갑지를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1905년 일제가 대한제국 외교권을 박탈한 것과 유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각 실·국 나름의 역할이 있는데 (기재부 출신의) 국장 한 사람이 앉아있다고 해서 식민통치다. 또는 휘둘린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다소 격앙된 김 차관의 반응에 박 의원도 "불균형한 인사직급에 대한 의원실 질의에 고용부가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답변한 것은 무엇이냐"고 따져 묻는 등 두 사람 사이의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 직후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안호영 환노위원장에 "김민석 차관의 답변이 적절한지 굉장히 의문이다. 감사위원인 국회의원이 질의하는 데 대거리하듯 반문하고 (지적된 내용에 대해) 전혀 아니라는 식으로 굉장히 공격적으로 답변하고 있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위원장이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임이자 의원이 "부처에 모욕적인 발언이 나왔는데 (차관이) 그 정도 방어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개인적으로 봤을 때 (더 강하게 항변했어야 하는데) 약한 방어였다"고 반박했다.

이후 양당 의원들이 본질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내고 안호영 환노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김 차관은 "(박 의원이) 우리 고용노동부에 많은 관심을 보이신다는 점 알고 있는데 다만 저 역시 특정 워딩(식민통치)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며 "(반응이 과했다면)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오후 질의 시간에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한 박홍배 의원도 "국민 눈높이에서 형평성을 잃은 인사교류를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직원들 기죽이려고 드린 말씀은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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