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美대선] 식품업계, 관세·환율 변동 촉각...K푸드 수출 영향은?

2024-11-07

관세, 강달러 장기화 시 한국 식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

대미 수출 통관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도

유럽, 동남아 등 수출선 다변화 전략 필요

올해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식품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면, 김밥 등 K푸드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관세와 환율 변화에 따라 수출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 관련 공약으로 한국 식품의 통관 및 검역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관세와 달러 환율 변동이다.

트럼프가 후보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온 공약 중 하나는 강력한 보호무역 장벽 구축으로, 불공정 무역 관행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외국 생산자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중국의 경우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는 10~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유세 과정에서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 FTA 체결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공약대로 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하는 K푸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한 기업은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풀무원 등 일부에 그쳐 관세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444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무역 흑자도 28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했다.

식품 분야의 경우 라면을 비롯해 냉동김밥, 즉석밥 등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73억75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보다 20.8% 증가한 11억609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될 경우 K푸드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대미 수출 통관이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미국 대선, 농업·통상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 농업에 대한 보호를 거듭 강조하는 공화당의 기조를 감안할 때 트럼프 당선 시, 우리 농식품의 대미 수출 통관도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미 농식품 수출의 통관 및 검역 단계에 대한 관리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은 우리 농식품 수출에 있어서 통관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작년에 발생한 통관 문제 469건 중 약 30%인 140건이 대미 수출 과정에서 발생했다. 주요 항목은 라벨링·포장(51건), 성분 부적합(46건), 서류 미비(21건), 위생(13건), 잔류농약 검출(4건) 등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향후 더욱 까다로워 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통관에 대비해 통관거부 사례 분석 후 수출 업체 대상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 비관세장벽에 대한 사전 협상, FTA 이행위원회 등 단계적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및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선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은 오세아니아와 서유럽으로, SPC는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 몽골 등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체코 등 동유럽권으로 진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달러 강세 등 환율 변동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의 경제 공약 대부분이 보호무역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그의 당선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일 오후 8시51분 기준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원 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16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 선을 넘은 시기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 차례다.

관세에 더해 달러 강세 기조까지 장기화 될 경우 한국 식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트럼프가 자국 기업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1400~1500원 사이의 고환율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한국에서 상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인건비 등 공장 운영비 부담이 늘어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전부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놓고 관세, 환율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라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K푸드 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이 지속되면서 식품 등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급격하게 수출이 줄어든다든지 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미국 외에 동남아나 유럽, 오세아니아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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