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부터 야말까지… EU 축구대표팀, 탄생할 수 있을까

2025-05-05

유럽연합(EU)이 단일 축구 대표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스포츠를 통해 유럽의 공동체 정체성과 통합을 강화하려는 정치·문화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5일 영국 가디언은 “EU 27개국을 아우르는 대표팀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유럽이 공유할 수 있는 정체성과 소속감을 창출하는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내에서 해당 구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인물도 있다. 글렌 미칼레프 EU 청년·문화·체육 담당 집행위원은 “EU 대표팀은 공동체의 상징이자 연대를 강화하는 수단”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유럽 대표팀의 골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EU 단일팀이 현실화될 경우, 라민 야말(스페인),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같은 선수들이 한 팀에서 뛰는 ‘유럽 드림팀’이 구성된다. 경기 상대는 ‘월드 XI(세계 연합팀)’이 될 수 있다. 라버컵(테니스), 라이더컵(골프)처럼 2년에 한 번 정도 열리는 특별 매치로 구상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배구팀을 이끈 마우로 베루토 전 감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스포츠를 통해 유럽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런 논의는 정치가 아니라 스포츠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며 정치적 도구화 가능성엔 경계심을 드러냈다.

EU 대표팀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경기 차원을 넘어선다. 이탈리아 스포츠 전문 언론인 마르코 벨리나초는 “이 팀이야말로 유럽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혁명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스포츠 질서가 미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는 배제되고 중국은 투자를 줄인 상황에서, 유럽은 점점 더 주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벨리나초는 또 “최근 4~5년 사이 100개 이상 유럽 축구 클럽이 미국계 투자자들에게 인수됐다”며 “EU 대표팀이야말로 유럽 축구의 정신을 지키는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넘어야 할 현실적 과제는 산적하다. 이미 빽빽한 국제 축구 일정, 국가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 국제축구연맹(FIFA)·유럽축구연맹(UEFA)과 조율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 가디언은 “스포츠를 통한 유럽의 재정의라는 거대한 담론 속에서 이 실험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정치적 상징성과 문화적 가치를 품은 새로운 프로젝트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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