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피나우(미국)가 5㎝ 남짓한 거리의 퍼트를 놓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역사상 기록적인 짧은 거리 퍼트 실수로 평가된다.
3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747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 3라운드. 약 110m거리의 파3 홀인 15번 홀에서 피나우는 티샷을 홀에서 약 12m 떨어진 그린 위에 올렸다.
첫 번째 퍼트를 홀 근처 1.1m 거리에 보낼 때만 해도 무난히 파로 홀을 마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퍼트는 홀 왼쪽 끝을 맞고 튀어나와 홀 옆에 섰다. 거리는 5㎝ 가량이었다. 피나우는 실망한 듯 걸어가며 한 손으로 공을 툭 쳐 홀에 넣으려 했는데, 살짝 뒤땅을 친 퍼터 헤드는 공을 홀까지 절반도 보내지 못했다.

결국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 피나우는 이어진 16·17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했지만 순위는 전날보다 22계단 낮은 공동 41위로 떨어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피나우의 퍼트가 TV로 중계된 PGA투어 경기 가운데 가장 짧은 거리의 퍼트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023년 7월 콘페리 투어 내슈빌 대회에서 톰 휘트니(미국)가 10㎝도 안되는 거리의 퍼트를 놓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휘트니는 당시 약 2.5m 짜리 퍼트를 놓친 뒤 8~10㎝ 거리의 퍼트를 남겼다. 하지만 그가 두 손으로 대충 친 퍼트는 너무 강해 홀 오른쪽 옆을 맞고 튀어나가 버렸다.
전 세계랭킹 1위 존 람(스페인)도 2022년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짧은 거리의 퍼트를 놓친 적이 있다.
이 대회 첫날 7번 홀(파3)에서 람은 30㎝도 안되는 거리의 퍼트를 실패했다. 그가 가볍게 끊어친 퍼트는 홀까지 절반도 가지 못하고 멈춰버렸다. PGA투어닷컴에 따르면 당시 람은 홀까지 25㎝를 남겨두고 있었고, 첫 퍼트가 불과 2.5㎝밖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헤일 어윈(미국)이 1983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에서 열린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놓친 퍼트가 유명하다.
어윈은 당시 3라운드 14번 홀(파3·198야드)에서 홀까지 불과 2인치(약 5㎝) 거리의 파 퍼트를 앞뒀다고 한다. 툭 치기만 해도 들어가는 거리다. 하지만 방심한 탓인지 어윈의 퍼트는 공중으로 붕 뜨면서 홀을 벗어났다. 어윈은 그 여파인지 다음 홀에도 보기를 했고, 결국 톰 왓슨(미국)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어윈의 퍼트는 역대 메이저 대회에서 실수한 최단 거리 퍼트 1위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 영상은 현재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퍼트 실수 가운데 가장 짧은 거리의 퍼트는 피나우의 이번 퍼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