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내부 FA 3명을 잡고 외부 FA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한 두산은 외야 자원과 타격 부문 불확실성은 그대로 안은 채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두산은 올겨울 FA 시장에서 총액 186억원을 썼다. 김원형 신임 감독의 요청대로 구단은 내부 FA 3명(투수 최원준·이영하, 야수 조수행)을 모두 잡았다. 외부 FA 영입에 인색한 두산은 올해 4년 총액 80억원을 투자해 박찬호를 영입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적 없는 FA 선수를 구단이 데려온 건 2014년 말 장원준 영입 이후 11년 만이자 구단 사상 두 번째 있는 일이다.
트레이드 변수만 제외하면 일단 내년 시즌의 전력은 진용을 갖췄다. 두산은 용병으로 투수 크리스 플렉센과 잭 로그, 야수 다즈 카메론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뒀다.
젊은 유망주가 포진한 내야는 박찬호 영입으로 수비 안정감까지 높였다. 다만 외야 자원 부족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올 시즌 두산은 중견수 정수빈과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의 수비력에 기댄 채 주전 좌익수 자원을 골라내는 데 실패했다. 내년 카메론을 우익수로 보내면 좌익수 자리는 여전히 빈다.
2026 드래프트 신인 김주오와 올해 1군에서 짧고 굵은 활약을 보인 홍성호도 잠재적인 외야 후보군으로 꼽힌다. 지난달 마무리 훈련에서 일부 내야수에 외야 훈련을 시킨 바 있는 두산은 내년 초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별 최적의 포지션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력 향상도 큰 과제다. 거포 김재환을 잃고 박찬호를 얻은 두산은 팀 타격력을 전체적으로 보강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올해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3할 타율을 기록한 건 30대 중반을 넘긴 양의지(130경기 0.337) 뿐이었다. 케이브(136경기 0.299)와 오명진(107경기 0.263), 정수빈(132경기 0.258)까지만 2할대 중반을 넘겼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좋은 타격감을 보인 선수들이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따라 팀 성적은 요동칠 여지가 크다. 박지훈은 시즌 후반기 콜업돼 37경기 타율 0.417을 올렸고, 역시 뒤늦게 콜업됐지만 부상 탓에 9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이탈한 홍성호는 타율 0.346을 기록했다. 군 복무 후 시즌 중반에 합류한 안재석은 35경기 0.319, 신인 박준순은 91경기 타율 0.284를 썼다.
김원형 감독은 통화에서 “내가 원했던 내부 FA 선수들을 구단이 다 잡아준 만큼 이번 스토브리그에 만족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유격수 박찬호까지 데려와 줘서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올해 타격 부문에서 부침이 있었지만 내년 양의지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준다면 올해보다는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