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식칼럼] 세계 지도자들의 인구 이야기

2025-06-22

中·美·러 등 인구대국 지도자들

저출산 극복, 국가 생존 의제로

韓 출산율 세계 최저 못 벗어나

李대통령, 강력한 의지 보여야

유엔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237개 국가 중 최대 ‘인구 대국’은 인도(14억6000만명)이며, 중국이 14억2000만명으로 그 뒤를 따른다. 다음으로 미국이 3위(3억5000만명), 러시아가 9위(1억4000만명), 일본이 12위(1억2000만명), 독일이 19위(8400만명) 그리고 프랑스가 23위(6700만명)를 차지한다.

이들 국가가 ‘인구 대국’임에도 지도자들은 저출산 현상을 우려하여 직접 국민 앞에 나서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억 인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많은 인구의 압력과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2022년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체계를 수립하고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여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어서 2023년 제13차 전국여성대회에서는 “새로운 결혼 및 출산 문화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인구 감소로 국력이 크게 약화될 것을 우려해 2023년 세계 러시아 인민위원회에서 “8명 이상 자녀를 낳읍시다. 대가족이 표준입니다. 인구를 늘리는 것이 향후 수십 년간 우리 목표가 될 것입니다”라고 과거 대가족 전통을 해결책으로 선언했다.

출산율 회복에 성공한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도 2010년 이래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기자회견을 통해 “인구 재무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 프랑스는 출산율 회복을 통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프랑스에는 아기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두 가지 개혁 즉 출산 휴가와 불임 퇴치를 약속했다.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개각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희망을 실현하여 출산율을 1.8명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2023년 참의원 개원에서 “일본은 사회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출산 및 육아 정책은 지금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민자에 대한 배타성이 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출산율 증가를 원한다는 직접적인 발언을 해왔다. 2025년 그는 체외수정 지원 및 행정명령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국은 더 많은 아기를 원합니다”라고 발표했다. 특히 그는 2025년 여성 역사의 달 행사에서 “수정 대통령”으로 불리더라도 개의치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독일은 저출산의 해법을 이민에서 찾고자 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독일은 이민 국가입니다. … 우리 자신을 이해할 때가 왔습니다. 따라서 독일 시민이 되는 것을 더 쉽게 만들 때가 왔습니다”라며 저출산 대책으로 혈통주의의 벽을 허물고 이민 국가를 선언했다.

이처럼 각국 지도자들은 저출산 극복을 국가 생존의 핵심 의제로 규정하고,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명확한 비전과 의지를 전달하는 공통된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24년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 인구(유엔 추계)는 2025년 전 세계 국가 중 29위(5200만명)에서 2050년 47위(4514만명), 2075년 63위(3198만명), 2100년 72위(2185만명)로 빠르게 ‘인구 소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아울러 노인 인구 비율이 2045년 36.9%로 이때부터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 변화는 ‘국가 재앙적’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직접 국민 앞에 나서서 인구 위기에 대해 자신의 의지를 선언해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 표명은 사회 문화가 변화해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사회 시스템에 대한 개혁 의지를 천명할 수 있으며, 획기적인 정책 기조의 전환을 선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도자의 강력한 메시지는 행정부 전체의 적극적인 정책 실행 동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국민이 정책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기저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이러한 정치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삼식 한양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 원장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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