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위해 폭주하는 광기…욕망의 끝 보여준 피날레

2025-06-27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3가 인간이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는 잔인하면서도 슬픈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시즌2 공개 당시 완결되지 않은 채 끝난 점 등으로 호불호가 갈리자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것이다. 2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황 감독의 말대로 돈을 위해 폭주하는 광기 어린 인간과 그 욕망의 끝을 보여준 시리즈물 최고의 피날레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통해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한 통찰력이 빛나는 슬픈 ‘판타지 리얼리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3는 초반부터 시즌2에서 살아 남은 현주, 금자·용식 모자를 비롯해 남규, 대호 등이 탈락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전편에서 룰에 따라 공정하게 게임에 임하던 참가자들이 이번에는 스스로 룰을 파괴하며 욕망의 카르텔을 형성한다. 이후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 공조자들을 충격적인 속도로 배신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들이 속도감 있게 펼쳐져 몰입도를 높인다. 시즌1에서는 ‘달고나 게임’ 등이, 시즌2에서는 금자·용식 모자가 웃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시즌3에서는 금자·용식 모자 사이에 발생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 충격적인 반전을 만든다. 웃음 코드는 모두 삭제됐고 잔인하게 전개되는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고 극단의 광기를 드러낸다.

시즌2에서 게임을 끝내기 위해 다시 게임장을 찾은 기훈(이정재 분)과 게임의 수행자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대결이 펼쳐졌다면 시즌3에서는 기훈과 명기(임시완 분)가 예상 밖의 대립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황 감독이 언급한 인간성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프론트맨이 아니라 명기였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임신한 상태로 게임에 참여한 준희가 낳은 아기는 명기와 기훈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하는 요소이자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유한다.

극한 대결과 대립 속에 기훈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를 처절하게 보여주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선택을 해 극을 마무리 지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주인공으로 각인된다. 특히 이정재는 이번 시즌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며 연기 경력 30여 년의 관록이 집약돼 폭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에미상, 골든글로브상 남우주연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시종일관 암울하고 잔혹하게 전개되는 이번 시즌에 등장하는 게임과 음악은 기괴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다른 이들을 죽이고 살아남았을 때 나오는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등 경쾌한 음악과 긴 줄넘기를 하는 중 흐르는 ‘꼬마야, 꼬마야’라는 노래는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기묘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또 궁금증을 유발했던 스파이를 비롯해 핑크 솔저들의 존재 등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자본주의의 상징인 게임의 설계자들과 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이어지고 강렬한 비판을 쏟아낸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통렬한 풍자와 비판을 통해 작품이 가리키는 메시지는 바로 상금의 최종 수령자가 누구인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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