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 민심] “먹고 살기 힘들다” 정부에 대한 불신·불만 표출…정치권에 쓴소리도

2024-09-18

풍요로움으로 가득해야 할 추석명절 밥상 민심은 의료체계 붕괴에 따른 우려와 여전히 민생문제에 뒷전이라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귀결됐다.

여기에 무의미한 싸움만 일삼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혐오에 따른 한숨도 더해지면서 명절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모처럼 고향을 찾은 A씨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과 친지, 친구 간에 웃음 넘치는 덕담보다는 ‘아플 자유도 없는 나라’, ‘문재인 수사와 김건희 특검 등 여야간 핵심 인사의 사법 리스크’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며“때로는 가족과 친구간 언쟁이 격화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전북이 특별자치도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달라지는 게 없으며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가 심화, 먹고 사는 일이 더욱 팍팍해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기업인들은 역대급으로 힘든 시기로,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가 되살아나긴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으며, 일부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읽을 수가 없다면서 이에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해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환경 관련 B기업 대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력산업이 바뀌고 이에 따른 정책 방향이 달라지는 걸 감안하더라도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있다”며 “이 정권은 정말 모르겠다. 기업 하기 좋은 곳을 만들겠다는데 전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그냥 알아서 먹고 살길 찾는 게 현명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상공인 C씨 역시 “길어지는 경기 침체기 속에 고물가와 고금리 등이 겹치면서 아무리 일해도 인건비조차 남지 않는다”며“가족들 손을 빌리기가 일상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폐업 시 상환해야 할 대출 부담에 무작정 버티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귀성객들은 변하지 않는 고향의 모습에 활기는커녕 나날이 침체되고 있다면서 걱정을 늘어놨으며, 전북 소외론에 따른 성장의 한계를 우려했다. 지역 내에서도 전북 소외론에 공감, “현 정권 들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고 울분을 쏟아내며 지역 정치인들을 향해 쓴소리도 전했다.

도민 D씨는“일부 정치인 중에는 명절 때만 달랑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며“총선 때 낮은 자세로 도민과 소통하겠다, 국회에 들어가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외치던 정치인들은 다 어디에 간 것이냐”고 비난했다.

현재 중앙부처에서 근무하고 있는 E씨는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만금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며 “단지 정치력이 없다 보니 힘을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충청권처럼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더욱이 전북은 민주당 내에서도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이 거셌다는 것은 알지만 실익 또한 생각해야 한다. 다음번 선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대한 민심은 대체로 싸늘한 분위기로,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10명의 국회의원 행보가 더욱 거침없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은 여전하면서도 오는 2026년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이듬해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무조건 민주당만을 바라보지는 않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청년농부인 F씨와 여성기업인 G씨는 “정치권에서 과연 이에 대한 청사진이 있는지, 지역소멸 위기를 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그동안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그럴 일이 아닌 것 같다. 전략적으로 다당의 힘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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