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 살아남는 법

2024-11-29

최근 외식업계를 돌아보면 연초에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대다수 외식업 경영주들은 올해를 코로나19 위기, 1997년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을 한다.

체감으로 느낀 외식업계의 어려움은 각종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일 년간 폐업 한 자영업자가 98만6487명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급증한 원인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고물가로 인해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경비가 크게 늘어나 장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위기 기간 지원받았던 정부의 지원금이 중단되면서 잠재되었던 폐업 신고가 늘어난 탓도 있다.

자영업자 폐업 100만명 시대… 생존 전략은?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75%가 월 100만 원을 벌지 못하는가 하면 연소득 제로(0)인 자영업자도 9만4250명이라고 발표했다. 4인가구 최저생계비가 183만원임을 감안할 때 자영업자의 수익은 피참하다. 자영업 부채가 106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이 중 71%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45%가 이자조차 벌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으며 올 10월까지 파산한 기업이 1380곳으로 이미 지난해 파산기업 전체 수(1302건)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월 신년 칼럼에서 “올해도 경기침체는 계속될 것이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후폭풍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어 외식업계는 혹독한 아픔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외식업계의 어려움은 내년은 물론이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12월은 일 년 중 외식업계 최고 호황기라 할 수 있지만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경제학자와 미래학자들이 지적하듯 초불확실성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탓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기업의 미래 불확실성, 일자리의 미래 불확실성, 소득의 미래 불확실성, 한국의 미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비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서민들은 외식할 여력조차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외식업체’가 되는 길

1990년대 중반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며 외식업계에 심각한 불황이 닥쳤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일본 외식업계는 ‘싸면 된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퍼졌다. 일본 경제가 혹독한 경기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면서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불안감으로 인해 지갑을 열지 않아 외식업계에 ‘가격 파괴’가 일반화 되었다. 일본 외식업계에 선두기업인 맥도날드마저 210엔 하는 햄버거를 주중 100엔에 파는 파격적인 마켓팅 전략을 펼쳤다.

스카이락 그룹은 대표 브랜드인 스카이락 점포를 점차 폐업을 하고 대신 가스토와 바미양등 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을 확산했다. 최근 한국도 초저가 외식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는 업종은 뷔페와 샤브 무한리필 등 가성비가 높은 업종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방영된 흑백요리사 증후군으로 인해 일부 고가의 레스토랑(다이닝) 업계가 호황을 누리기도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외식업체가 장기간 호황을 누리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은 당연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초 가성비가 절실하다. 고물가로 인해 식재료비등 전반적인 원가 상승으로 인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영업자 폐업 100만명 시대, 역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외식업계에서 살아남아 성장할 수 있는 업체는 당연 ‘초 가성비’이다. 역사상 최악의 불황에서 살아나는 법은 단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외식업체’가 되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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