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불평등에 갇힌 韓…임금 격차 원인, 고용형태 1위·성과 꼴찌

2025-03-05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성과와 능력 차이를 임금 격차 원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과와 능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없고 기회까지 주어지지 않는 사회는 더 심한 양극화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노동연구원이 올 1월 13~31일 성별 임금 격차 실태 파악을 위해 일반인 10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는 이 같은 결과가 담겼다.

설문은 한국 사회에서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 11가지를 예로 들고 5점 만점으로 답하도록 했다. 1위는 4.66점을 받은 고용형태다. 이어 사업장 규모(4.58점), 원청과 하청(4.57점), 직업종류(4.56점), 학력(4.44점)이 뒤를 이었다. 11개 요인 중 가장 점수가 낮은 요인은 업무 능력 및 성과로 3.75점에 그쳤다. 업무 능력과 성과에 따라 정당한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고 느끼는 국민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정경윤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결과는 업무 능력, 나이, 경력 보다 고용형태처럼 구조적 요인이 임금 격차에 영향력을 더 미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며 “개인의 능력보다 구조적인 요인으로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는 시각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문은 채용부터 업무 배분, 승진, 임금, 성희롱까지 직장 전반에 여성이 남성 보다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응답 여성 62%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남성(40.6%)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남녀 임금 차이가 심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근무기간이 3년 미만인 경우 남성의 월 평균 임금이 여성 보다 약 31만 원 높았다. 이 차이는 근무기간이 증가할수록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근무기간 3년 미만부터 15년 이상 근속까지 5단계의 임금 증가폭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남성 임금이 245만 원 오르는 동안 여성 임금 상승폭은 110만 원에 그쳤다.

여전히 결혼, 출산, 육아의 부담이 여성에게 지워진 사회 구조와 분위기가 원인이란 지적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다시 고용시장에 복귀하더라도 경력단절이 없던 남성과 경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설문은 성별 임금 격차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란 인식을 재확인하게 했다. 성별 임금 격차가 더 심해질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저출생 심화가 4.6점으로 가장 높았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 저임금 여성 근로자 증가, 여성 경제적 자립 어려움 등도 4점 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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