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서도 줄선 '한국식 치킨집'…K푸드 프랜차이즈 먹혔다

2024-10-17

‘K-치킨’부터 ‘K-베이커리’까지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나고 있다. 북미·아시아 등 거대 시장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인지 20년이 지나면서 현지 식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매장을 열어, 미국 50개 주 중 30개 주에 진출하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로 나간 BBQ는 전 세계 57개국에 7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BBQ의 해외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69.2% 늘어난 11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BBQ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장을 5만 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후발 주자들도 해외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난 2007년부터 해외 사업을 시작한 교촌치킨은 15개국에 67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 7월엔 캐나다 업체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벤쿠버에 첫 매장을 열었다. MF 사업은 현지 사업자에게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는 사업 형태다. bhc는 비교적 늦은 지난 2018년 홍콩에 매장을 열며 해외 진출에 나섰다. 5개국에서 22개 매장을 운영하는 bhc는 올해 말까지 해외 매장을 7개국, 30개로 늘리겠단 계획이다.

직영·가맹 혼합 전략으로 매장 늘린다

치킨 업계는 직영과 MF 방식을 혼합해 해외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미국처럼 시장 규모가 큰 곳엔 직영 매장을 내고,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주변 국가에서 MF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부위별 주문이 많은 일본에선 치킨을 조각 단위로 판매하고, 치킨을 반찬으로 곁들여 먹는 말레이시아에선 사이드 메뉴로 밥을 판매한다”라며 “MF 사업은 초기 비용이 적게 들면서 현지 상황에 맞는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MF 방식을 통해 해외 사업을 재개하기도 한다. 맘스터치는 지난 2015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대만·미국 등에 진출해 현지 법인을 세웠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순차 철수했다. 대신 맘스터치는 지난 2022년 MF 사업으로 태국에, 지난해엔 몽골에 진출했다. 지난 15일엔 라오스 현지 기업과 MF 계약을 체결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MF 사업은 현지 시장 분석이나 현지 규제 대응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며 “MF 사업을 통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입맛까지 사로잡은 한국 베이커리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 15일 캐나다 토론토에 600번째 해외 매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낸 지 20년 만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지난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8개 국가에 진출해 46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싱가포르 현지 기업과 MF 계약을 맺고 연내에 뚜레쥬르 싱가포르 1호점을 열기로 했다.

업계에선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의 경쟁력이 제품의 다양성과 영업 방식에 있다고 분석한다. 오봉팽·프레타망제 등 기존 미국 베이커리 체인이 판매하는 품목은 평균 100종류 이하지만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의 품목은 300~400종에 달한다는 것이다. 오후 3~4시쯤 문을 닫는 외국 매장들과 달리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매장은 오후 6시 이후까지 영업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매장은 넓은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커피를 함께 파는 ‘베이커리 카페’ 형태”라며 “외국인들은 이런 형태의 매장을 새롭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K푸드, 현지 식문화로 자리 잡을까

전문가들은 K푸드가 해외에서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지 식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외에 진출하기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라며 “기존에 가진 제품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현지 입맛에 잘 맞도록 균형을 잘 맞춰야 현지 식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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