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일요일 회의…추가 산유량 확대 검토 전망
7월 미 구인건수 예상보다 큰 폭 감소...노동시장 둔화
연준 월러 "9월 금리 인하 필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의에서 10월 산유 목표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 넘게 하락했다. 금값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54달러(2.23%) 내린 67.60달러에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1.62달러(2.47%) 하락한 63.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은 OPEC+ 8개국이 오는 일요일 회의에서 증산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행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회의를 앞두고 OPEC+가 증산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며 "시장에서는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추가 증산이 결정되면 세계 석유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는 OPEC+는 하루 165만 배럴(세계 수요의 1.6%) 규모의 두 번째 감산분을 예정 시점보다 1년 이상 앞당겨 해제하게 된다.
OPEC+는 이미 4월부터 9월까지 산유 목표를 하루 22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에는 하루 30만 배럴의 추가 할당분을 배정한 상태다.
SEB 은행의 올라 하발뷔 애널리스트는 "만약 새로운 쿼터에 따라 증산이 이뤄진다면, 2025년 9월부터 2026년까지 시장은 상당한 공급 과잉 상태로 접어들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재고가 쌓일 것"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OPEC+의 감산 노력이 재차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여태 실제 증산 규모는 공언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회원국은 과거 초과 생산분을 상쇄해야 했고, 또 다른 회원국들은 생산 능력 부족으로 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경제 지표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노동부는 7월 구인건수가 718만1000건으로 예상치(737만8000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고, 앞서 주 초 발표된 자료에서도 미국 제조업이 6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키웠다.
지표 부진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1.2% 상승한 3,635.5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3,578.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한국시간 기준 4일 오전 3시 25분 기준 전날보다 1.2% 상승한 3,576.59달러에 거래됐다.
씨티 인덱스와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금은 이미 사상 최고가 영역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번 지표 부진이 금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며 "다음 상승 목표는 온스당 3,600달러"라고 말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이날 구인건수가 발표된 뒤 발표 이후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오는 9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92%에서 98%로 높여 잡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4일 발표될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ADP 민간 고용 보고서, 그리고 5일 공개될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에 쏠려 있다.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달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후 인하 속도는 경기 흐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에 반대하는 상세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헤라우스 메탈스는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