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가 ‘포토샵’과 같은 디자인 소프트웨어(SW)를 넘어서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도약과 변신을 선언했다. 특히 마케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비서)를 앞세워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등 대표적인 AI 빅테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도비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 디지털 경험 콘퍼런스인 ‘어도비 서밋 2025’를 열고 신제품인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EP)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를 공개했다. 쉽게 말해 마케팅에 전문화된 총 10개의 AI 에이전트를 기업들이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합해 구사(오케스트레이션)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컨대 콘텐츠 제작 에이전트는 마케터가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필요한 이미지 등을 대규모로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 AI 에이전트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단순 작업은 AI가 대신하고, 사람은 창의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는 창의성, 마케팅, AI를 결합해 개인화된 경험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날 어도비는 AI 에이전트가 접목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인 ‘브랜드 컨시어지’도 선보였다. 마치 호텔에서 종합 서비스를 담당하는 컨시어지처럼 기존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화된 콘텐츠 등을 추천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어도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도비가 AI 에이전트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빅테크 간 AI 에이전트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어도비는 B2B, 그 중에서도 마케팅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어도비가 ‘포토샵’과 같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뿐만 아니라 고객경험(CX)과 같은 기업 타깃의 사업도 큰 줄기로 가져가고 있는 만큼 AI로 B2B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아닐 차크라바티 어도비 디지털 경험 부문 사장은 “우리는 ‘에이전틱 AI’로 정의되는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서있다”며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진 가운데 어도비는 ‘CXO(Customer Experience Orchestration·고객 경험 조율)’ 전략을 통해 AI 마케팅에서 기회를 포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어도비는 생성형 AI를 통한 B2B 사업 강화도 본격화한다. 한나 엘사커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파이어플라이를 활용하면 색감 조정, 번역 등 몇 시간이 걸리던 작업들을 몇 분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며 “특히 비디오 광고의 경우 일반 이미지 광고 대비 소셜네트워크(SNS) 앱에서 클릭할 가능성이 9배 높아 고객사로부터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창작 과정에서 효율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어도비에 따르면 파이어플라이 적용한 기업들의 업무 효율성은 460%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