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베팅한 사람들의 괴롭힘 때문에 벤모(Venmo) 계정을 삭제했다.”
12일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US오픈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벤모는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앱이다. 한국의 토스나 카카오페이와 비슷하다.
셰플러는 “벤모를 쓰면 금전적인 이득이 있는지와 관계 없이 팬들로부터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 때문에 벤모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돈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고, 우승하지 못했을 때 많은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셰플러는 “돈을 보내온 사람이 얼마나 되는 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아마 몇달러 정도 보내온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처럼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2018년 미국 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금지하던 연방법을 폐지한 이후 스포츠 경기에 베팅한 사람들의 운동 선수들에 대한 괴롭힘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현재 스포츠 도박은 미국 39개 주에서 합법이다.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리암 헨드릭스는 최근 가족이 SNS를 통해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는 선수들을 괴롭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 도박업체 팬듀얼은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개비 토마스를 위협했다고 SNS에 자랑한 한 남성의 자사 서비스 사용을 중지시켰다. 그는 SNS에 “개비를 야유해서 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베팅에서 이겼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