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제공한 SC(피하주사) 제형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공식화됐다. 마일스톤 수익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을 향한 코스피 입성 요구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테오젠 파트너사 산도즈는 실적자료를 통해 존슨앤드존슨(J&J)의 다잘렉스SC, 로슈(Roche)의 오크레부스SC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사실을 발표했다.
두 제품에는 알테오젠이 핵심 기술을 공급한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알테오젠이 지난 2024년 7월 산도즈와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전 확대 계약'을 맺을 때 공개되지 않았던 구체적인 품목이 1년 만에 밝혀졌다. 양사는 확대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ALT‑B4' 기반 단일 품목 계약에서 새로운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다품목 공동 개발·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이는 ALT‑B4가 아닌 새로운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해 잠재적 특허 분쟁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담긴 계약으로 풀이됐다. 이번 발표로 양사가 해당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 셈이다.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확대 계약 당시 글로벌 판권 이전이 아닌 '계약 지역에서 발생한 순매출의 일정비율 로열티 수취'로 조건을 변경한 만큼 두 제품 상용화를 통한 로열티 수익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J&J에 따르면 지난해 SC 제품을 포함한 다잘렉스의 글로벌 매출은 116억7000만달러(약 15조 9000억원)다. 로슈에 따르면 오크레부스는 지난해 67억스위스프랑(약 11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제품 매출 합산액이 26조원을 넘는 만큼 알테오젠이 시밀러 SC를 통해 얻을 로열티도 시장 공략이 진행되며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의 로열티율은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는 현재 임상3상 면제가 추진되고 있어 빠른 시밀러 상업화가 가능할 거란 기대가 나온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자릿수 로열티를 수령한다면 점유율 20~30%만 가정해도 품목당 연간 수천억의 로열티 인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술이전 성과가 하나둘 드러나며 코스피 이전을 향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알테오젠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지난 7일 공개적으로 코스피 이전 목소리를 냈다.
형인우 대표는 "수년 전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박순재 대표에게 알테오젠의 코스피 시장 이전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전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제고란 점을 넘어서,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다양한 큰 규모의 패시브 자금의 알테오젠 투자를 촉진할 수 있고, 올해 3월부터 다시 시행된 공매도로 인해 코스닥 시장을 전체적으로 숏(매도) 할 때 코스닥에서 운영되는 자금들의 상대적인 부족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테오젠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서 2위 기업과 시가총액이 10조 이상 차이가 나고, 2025~2026년부터 매년 수천억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닥에서는 더 이상 알테오젠과 실적을 비교할 만한 비교대상(피어) 회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밸류에이션(회사가치) 평가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형 대표는 "키트루다 SC 제품이 3분기 판매 허가를 취득하면, 4분기부터 알테오젠에 마일스톤 수익이 급격히 들어오기 시작하므로, 더 이상의 코스피 이전을 주저할 만한 불확실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만약 이 시기에도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에 소극적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을 요청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 측은 아직 코스피 이전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키트루다SC 승인 후 코스피 이전이 실현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2대 주주의 개입으로 코스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고 기대하는 매출액 달성만 가능하다면 시가총액 30조원 수준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