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멸종 위기 직전까지 내몰렸던 푸른바다거북이 오랜 세월 이어진 꾸준한 보호 활동 덕분에 야생에서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최근 공개한 '적색 목록(Red List)' 개정판에서 푸른바다거북의 보호 등급을 기존 '위기(Endangered)'에서 '우려 적음(Least Concern)'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IUCN 적색목록은 생물종의 생존 위험도를 △절멸 △야생절멸 △위급 △위기 △취약 △준위협 △관심대상 △정보부족 △평가대상외 등 9단계로 구분해 등재한다. 이번 조정으로 푸른바다거북의 등급은 세 단계나 하향 조정됐다. 즉, 멸종 위험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의미다.
푸른바다거북은 바다거북류 중에서도 체구가 가장 큰 종으로, 몸속 지방이 푸른빛을 띠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온순하고 느린 성격을 지녔으며, 성체는 주로 해초와 해조류를 섭취한다.
한때 일부 지역에서는 고기와 알이 별미로 여겨지고, 등딱지가 장식품 소재로 쓰이면서 남획이 심각했다. 또한 어선 그물에 걸려 사고로 죽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자 IUCN은 1982년 푸른바다거북을 '위기종'으로 지정했으며, 그 상태는 40년 넘게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해양보호 기관들이 전 세계적으로 보호 활동을 강화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이들은 산란기 해변을 순찰하며 알과 새끼를 보호하고, 천적의 공격을 피하도록 인공부화 후 바다로 돌려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남획 금지 캠페인과 함께 그물에 거북이 걸리지 않도록 한 장비 개선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추진했다.
영국 엑서터대학교의 브렌던 고들리 교수는 “지난 50여 년 동안 이어진 보호 정책과 시민들의 참여 덕분에 푸른바다거북의 개체 수가 여러 지역에서 뚜렷하게 증가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이 생명을 지키기 위해 힘써온 결과가 이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