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복지회 ‘산타크루’
후원금 통해 마련한 ‘소원선물’
생계에 바쁜 부모 대신 직접 전달
아이들 “진짜 산타가 있었어요”
갖고 싶었던 선물에 연신 미소
생명이 잠에 들고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 전 세계는 ‘크리스마스’로 물든다. 거리 곳곳의 트리와 반짝이는 장식들은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더욱 증폭시킨다. 아이들은 갖고 싶은 선물을 소중하게 빌고 자는 사이 루돌프를 타고 선물을 놓고 갈 ‘산타’를 기다린다.
가정복지회에는 매년 이맘때 크리스마스의 희망과 온기를 전달하는 ‘산타크루’가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가정을 꾸려 나가는 부모를 대신하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전달하는 이모·삼촌 산타들이다.
올해로 7번째 출범을 맞은 산타크루는 총 312명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아이들로부터 미리 ‘산타할아버지 편지’를 통해 갖고 싶은 선물을 파악한 후 지난 19일 출범식을 갖고 선물을 손수 포장했다. 23일부터 본격 배달을 시작한 이들은 24일 오후 배달 막바지에 들어섰다.
이날 오후 5시께 달서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노크 소리에 최지은(가명·10)양과 어머니가 버선발로 뛰쳐나왔다. “어제부터 종일 기다렸다”는 지은양은 갖고 싶던 선물인 운동화를 받아들고선 연신 웃음 지었다. 지은양은 “오래 신으려고 한 치수 크게 주문했다”며 “너무 갖고 싶었던 건데 산타할아버지가 진짜 있었다”고 방방 뛰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는 “매번 돈이 없어 나중에 해준다는 말만 반복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두 손을 꼭 모았다.
선물을 받은 마지막 아이는 이곡동에 사는 박준우(가명·11)군이었다. 낡은 빌라에서 뇌경색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둘이 사는 준우군은 “검은색 학교 가방이 갖고 싶었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 지었다. 3년간 사용하며 낡아버린 가방에서 짐들을 옮기던 준우군은 “가방이 이쁘다. 감사하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총 312명의 취약계층 아이에게 전달된 선물들은 모두 후원금을 통해 마련됐다. 올해는 DGB사회공헌재단에서 1천500만원, 신협 대구실무책임자 두손모아봉사단 1천만원, 메트로안과 500만원,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깨친멋노인자원봉사회 300만원 등 개인과 단체 42곳의 후원이 잇따랐다.
이상호 달서구신당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획일화된 선물이 아닌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직접 가져다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갖고 싶은 선물을 받아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자 했다”며 “경제적 여건 또는 결손가정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고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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