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투표 내내 본회의장 ‘적막감’···가결 선포에 박수·환호

2024-12-14

14일 윤석열 대통령 두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의사당에서는 온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외치는 시민들의 소리가 국회의사당 안까지 울려퍼진 가운데 국회의 탄핵 절차는 지난 4일 첫 탄핵안 발의 이후 10일 만에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 대통령 취임 950일 만이다. 본회의 개의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걸린 시간은 55분이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5분 본회의를 열고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늘 의원들께서 받아들 투표용지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역사의 무게이고, 민주주의의 무게”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본회의 직전 ‘마라톤 의원총회(의총)’을 통해 ‘자율 표결’과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의원 108명 등 의원 300명 전원이 본회의에 참석했다.

탄핵안 제안 설명을 위해 단상에 올라온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포고령 내용을 또박또박 읽었다. 그는 이어 “윤석열은 이를 진두지휘한 내란의 우두머리이자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라고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본회의장에서는 유독 적막감이 감돌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평소와 달리 박 원내대표의 설명을 묵묵히 들을 뿐 반발하거나 고성을 내지르지 않았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오후 4시 29분 표결이 시작됐다. 지난 7일 첫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었다. 명패함에 명패가 떨어지는 소리만 울렸다.

오후 4시 45분 개표가 시작됐다. 모두 숨죽인 채 개표를 지켜봤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우 의장이 세 차례 의사봉을 내려치는 소리와 함께 오후 5시 탄핵안이 가결됐다.

야당 의석에서는 즉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본회의는 오후 5시 3분 산회됐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본회의장을 떠났다. 야당 의원 일부는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를 벌인 김상욱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이날 오전부터 여야는 분주히 움직였다. 국민의힘은 오전 10시부터 본회의 직전까지 6시간 가량 의총을 열고 탄핵 표결 참석 및 찬반 여부 등을 논의했다. 두쪽으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동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우리 모두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 저도 그러겠다”며 탄핵 찬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탄핵 찬성 1인 시위 중인 김 의원에게 자신이 매고 있던 빨간 목도리를 둘러줬다. 의총장에서는 표결 참여와 탄핵 찬반을 놓고 다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됐다. 표결 참석 여부를 놓고도 이번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쪽과 불참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팽팽히 나뉘었다. 결국 당론 변경 요건(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을 채우지 못해 ‘탄핵 반대’ 당론이 유지됐다. 표결 참여 여부는 기존의 단체 불참과 달리 ‘자율 참여’로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총을 열고 탄핵 추진 의지를 다졌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 이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민들의 열망이자 민주공화국 가치를 지켜내는 탄핵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역사에 기록되고 영원히 책임져야 될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부친상을 당했으나 국회에 남아 탄핵 표결에 동참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