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건 디섐보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 내내 동반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말을 나누지 않은 이유는 두 사람 간의 불화 때문이 아니었다.
매킬로이의 멘털에 관해 조언해주고 있는 스포츠 심리학자 밥 로텔라는 1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결정은 오직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디섐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매킬로이가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는 전혀 신경쓰지 않도록 조언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른 선수들이 몇 타를 쳤는지, 얼마나 멀리 쳤는지, 어떤 스윙을 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오직 매킬로이 자신의 게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전날부터 “나만의 버블에 머물며 집중하겠다”고 최종라운드 전략을 말했지만 디섐보는 경기후 “로리가 내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고 서운한 감정을 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려던 전략은 중간에 깨졌다. 로텔라는 매킬로이가 13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고 리드를 잃었을 때는 주변 상황을 좀 더 파악해야 했다고 인정했다. 매킬로이는 다행히 스스로 멘털을 회복하고 더욱 멋진 샷으로 기회를 되살렸고, 연장전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누르고 우승할 수 있었다.
로텔라는 “우리는 골프 자체가 실수의 경기라는 사실을 전제로 시작한다”며 “골프를 사랑한다면, 실수조차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1949년생으로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 교수 출신인 로텔라는 골프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심리학자로 꼽힌다. 그의 철학은 수십년 동안 수많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데이비드 듀발(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크리스티 커(미국) 등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로텔라가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완벽한 샷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보다 과정을 신뢰하라’, ‘자신감은 연습보다 믿음에서 나온다’, ‘즐기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등이다.
매킬로이는 이번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10년 무관을 깨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PGA투어 통산 29승(메이저 5승)을 거뒀다.
로텔라는 “내 생각에 매킬로이는 앞으로 몇 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더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번 시즌 메이저 다승도 충분히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