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페이가 두나무 자회사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하면서 비상장 주식 플랫폼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비상장 주식 장외거래소 제도화를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도 맞물리며, 비상장 주식 시장이 대중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비상장 플랫폼 진출로 증권사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이미 비상장 거래와 연결고리를 강화해 왔고, 하나증권은 오픈트레이드·벤처캐피탈협회와 협업해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며 토큰증권(STO)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국내 비상장주식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선점 경쟁은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네이버의 인수는 증권사들에게 시장 확대라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빅테크와의 정면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인수는 비상장 플랫폼 시장의 판을 키울 수 있는 계기”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2020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비상장 주식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온 플랫폼이다. 가입자 165만명을 넘어섰고, 거래액 1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투자자 저변을 넓혀왔다. 해외에서는 오픈AI·스페이스X 같은 대형 비상장 기업 투자가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두나무·무신사 등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네이버의 금융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네이버페이는 주식 간편주문 서비스, 증권 정보 탭 등으로 증권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직접 매매 기능이 없어 상장주식 시장에서 경쟁 증권사 대비 차별성이 약했다.
반면 비상장 시장은 제도화 초기 단계로 진입장벽이 낮고, 핀테크 사업자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점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검색·뉴스·포털 콘텐츠와 비상장 주식 거래를 연계하면 투자자 편익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네이버로 넘어가면서 기존 삼성·KB증권과 협력 구조가 유지될지, 아니면 새로운 계좌 관리 체계로 확대될지가 관건”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네이버 생태계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