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 굿즈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2023년까지 팝업스토어를 통한 굿즈 사업이 전무했으나, 지난해 세 건을 열었고 올해는 8월까지 네 건을 진행했다. 여기에 '폭군의 셰프'도 팝업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전체 건수는 다섯 건으로 늘었다.
전시 행사에 소규모 굿즈를 덧붙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굿즈 중심의 팝업스토어가 하나의 독립적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사례인 '눈물의 여왕' 팝업스토어는 서울뿐 아니라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됐다. 도쿄에서는 누적 방문객이 1만명을 넘었고, 입장권은 전량 매진돼 같은 해 두 차례 열렸다. '엄마친구아들'도 일본과 대만에서 팝업을 이어가며 현지 팬덤의 수요를 확인했고, 국내에서는 '정년이'가 서울과 대구에서 네 차례 팝업을 열며 지역 기반을 다졌다.
올들어 새로운 시도도 더해졌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중국과 일본으로 시장을 넓혔고, '그놈은 흑염룡'은 종영 시점에 맞춰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캐릭터 기반 굿즈 판매에 나섰다. '미지의 서울'은 서울시와 협업해 콜라보 굿즈를 제작하며 외국인 팬들을 끌어모았다. '견우와 선녀'는 사전 예약 2시간 만에 6000장이 매진되며 개장 사흘 만에 방문객 3000명을 돌파했다. 이어 '폭군의 셰프' 역시 시청률 호조에 힘입어 팝업스토어 기획이 추진되고 있다.
해외 유통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타워레코드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로부터 한국 드라마 팝업스토어를 실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K드라마 팝업스토어를 자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드라마 제작사와 플랫폼 간 계약 구조상 지식재산(IP) 권리가 제작사에 있지 않은 경우, 굿즈 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운 한계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굿즈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작사에게도 IP 활용 권한을 넓혀야 한다”며 “게임·웹툰처럼 팬덤 기반 수익 모델을 드라마에도 도입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팝업스토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K드라마 제작사의 굿즈·팝업스토어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HTF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팝업샵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89억달러(26조3031억원)에서 2033년 약 395억달러(54조9721억원)로 팽창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4%에 달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