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여왕’ 현정화의 진심 “프로화는 올해 절반의 성공, 나머지 절반을 위해선 제 자리도 내놓을게요”

2025-11-17

현정화 한국프로탁구연맹(KTTP) 총괄위원장(56)은 프로탁구리그 파이널스가 광명시민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지난 16일 “올해는 절반의 성공이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탁구계는 올해 프로탁구리그의 부활에 성공했다. 3년간 실업탁구연맹이 운영하다 지난해 좌초됐던 기존 리그를 개인전 위주로 재편해 6월 탁구인들이 힘을 모아 되살렸다.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현 위원장이 프로탁구리그의 부활을 이끈 주역이다.

현 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지난해 프로탁구리그가 중단되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올해 다시 프로탁구리그가 재개될 수 있었다. 선수들도 팬들도 만족했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올해 프로탁구리그는 흥행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탁구 하나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열린 시리즈1과 시리즈2에선 평균 250명의 관중이 선수들을 응원했다. 파이널스에는 평균 820여명이 입장했다. 모두 유료 관중이다. KTTP의 한 관계자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1만원이었다. 탁구대 바로 옆에서 관람할 수 있는 VIP 좌석은 경기 중요도에 따라 2만원에서 4만원까지 가격이 달랐다. 가장 비싼 좌석이 먼저 매진됐다”고 귀띔했다.

현장 밖의 인기도 뜨거웠다. 지난 6월 KTTP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프로탁구리그 시리즈1의 라이브 시청자와 주문형비디어(VOD) 클립 재생 횟수를 합친 조회수가 25만명을 돌파했다. 덕분에 스포츠 전문채널인 스카이스포츠가 시리즈1 경기를 녹화 중계했고, 시리즈2와 파이널스는 생중계했다.

현 위원장은 “내년부터는 중계사에서 제작비도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반응이 워낙 좋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을 더욱 기쁘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반응이다. 남녀 단식 우승에 2000만원을 포함해 총상금 7400만원이 걸린 파이널스에선 선수들이 힘찬 응원 속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파이널스 여자부에서 우승한 이은혜(대한항공)는 “국제대회를 가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국내에도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남자부 챔피언 장우진(세아) 역시 “프로탁구리그의 응원 열기를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월드테이블테니스(WTT)의 컨덴더급 대회의 총상금 2만 달러(약 2900만원)보다는 우리가 (상금을) 더 주고 있다”면서 “내 욕심은 내년에는 지금보다 대회 숫자와 규모를 늘리는 것이다. 상금 규모를 늘릴 수 있다면 유럽과 중국 선수들의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 LA 올림픽을 대비해 혼성 단체전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이 꿈꾸는 프로탁구리그의 성장을 위해선 주변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수인 삼성생명과 한국거래소 등 기존 실업팀들이 프로탁구리그에 뛰어들어야 한다. 현 위원장은 “이 부분은 다시 출범할 때부터 아쉬웠던 대목”이라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의 어깨를 가볍게 만드는 것은 일부 도시들이 대회 개최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면 내년 6~7개 대회를 개최한 뒤 파이널스로 챔피언을 가리겠다는 목표도 이룰 수 있다. 현 위원장은 프로탁구리그의 성공시킬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자신의 자리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스폰서를 찾는게 쉽지는 않다. KTTP가 더 크게 성장하려면 총재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애초에 이 자리를 맡은 것도 탁구계를 위해 뛰겠다는 의지였다. 내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내년에는 프로탁구리그의 성공을 위해 더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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