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의 여성 사우나 탕에서 인분(변) 투기 사건이 발생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 측은 회원 출입기록을 확보해 용의자 특정에 착수했으며, 강력한 제재 방침도 예고한 상태다.
7일 원베일리 커뮤니티 공지문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여성 사우나 탕 안에서 인분이 무려 4차례나 발견됐다. 일부 입주민은 “고급 주거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불쾌감을 호소했다. 커뮤니티 측은 인분이 발견된 시간대에 출입한 회원들을 중심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공지문에는 “해당 시간대에 입장한 회원 중 용의자로 특정될 경우, 사우나 이용 제한은 물론 커뮤니티 전체 출입 금지,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원베일리 커뮤니티는 최근 잇따른 사건들로 곤혹을 치러왔다. 지난 4월에는 사우나에 비치된 공용 샴푸와 바디워시가 도난당하거나, 빨래 용도로 사용된 일이 벌어지며 결국 비품 제공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는 비누와 치약만 제공된다.
일부 입주민은 “가구당 월 1000원 남짓한 비용조차 아끼자고 고급 주거의 품격을 포기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사우나 세신사 고용 문제도 논란이었다. 남자 사우나 세신사는 월급제로 고용됐지만, “이용자 수가 적은데 모든 입주민이 급여를 분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됐다. 입주 초기부터 수건 제공이 없었던 것도 도마에 올랐다. 4000가구 기준 한 달 약 800만원이 드는 수건 세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 단지에서 운영하던 호텔급 식사 서비스도 존폐 위기에 놓였다. 신세계푸드가 제공하던 조식·중식·석식 서비스는 1인당 평균 1만5000원의 가격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가구당 월 1만원의 추가 부담 요청이 나왔고, 입주민 과반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계약 종료가 유력해졌다.
실제 입주자대표회의 투표 결과, 참여자 2260명 중 56.7%가 재계약에 반대했고, 75.9%는 추가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고급 커뮤니티’ 운영에 대한 기대와 실제 비용 부담 사이의 괴리가 반복되면서, 원베일리는 ‘럭셔리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지의 몸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116㎡가 지난달 2일 92억원에 매매됐다. 3.3㎡당 가격으로는 약 2억원이며, 이는 직전 최고가인 80억원을 12억원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는 133.95㎡가 개인 간 거래로 106억원에 팔려 3.3㎡당 2억6114만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입주민 미혼남녀를 위한 단체 미팅 이벤트를 열어 외부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인근 고급 아파트 단지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한 해당 이벤트는 “노골적인 부의 대물림”이라는 비판도 불러왔다.
비슷한 사례는 다른 고급 단지에서도 있었다. 지난해 강남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에서는 개당 50만원이 넘는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7대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져 이슈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