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에 등 터진 홍콩 기업…중국, ‘파나마 운하 운영권 매각 괘씸죄’ CK허치슨 조사

2025-03-18

관변매체 통해 사업권 매각 비난

파나마에는 당 고위급 특사 파견

중, 파나마 운하 사업권 유지 총력

중국이 홍콩 기업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사업 운영권 매각 저지에 나섰다. 중국 반독점 당국이 CK허치슨을 상대로 징벌적 조사를 시작하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시장관리총국을 포함한 여러 기관들이 CK허치슨의 반독점 혐의나 국가안보 위반 여부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에 중국 당국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는 가운데 조사 지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부호 리카싱 가문이 소유한 CK허치슨은 이달 초 파나마 항만회사 지분 90%과 43개 항구에 지분 등 228억달러에 달하는 파나마 운하 사업 운영권 관련 자산을 미국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혔다.

미국의 압력에 떠밀린 조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K허치슨 발표 이후 “파나마 운하를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기업인 CK허치슨이 파나마 항만회사 지분을 다수 갖고 있다는 이유로 파나마 운하가 중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CK허치슨이 소유한 파나마 항구는 미국 컨테이너 교통량의 40%와 세계 무역의 5%를 운반하는 수로를 보유하고 있다.

CK허치슨은 홍콩·중국에서 반애국기업으로 몰리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홍콩 관변매체인 대공보는 지난 13일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사업 운영권 매각은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자 “미국이 협박, 압박, 회유 등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착복한 패권적 행위”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대공보는 이후에도 연달아 비판 기사를 내고 있다.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기도 한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도 소셜미디어(SNS)에서 “일부 기업가들이 국가 이익보다 자사 이익을 앞세운다”며 CK허치슨 비난에 가세했다.

중국은 민간 기업인 CK허치슨 압박에 그치지 않고 파나마와 직접 접촉하고 있다. 당 대외협력기관인 중앙대외연락부 마후이 부부장 등 대표단이 지난 주 파나마를 방문해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 싱크탱크들과 회담을 가졌다고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파나마의 조치와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CK허치슨의 지분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에는 홍콩이나 중국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CK허치슨의 수익 중 12%만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북미, 유럽, 호주에서 발생한다. 닛케이 아시아 등은 중국 당국이 뜻대로 매각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있다. 이 때문에 리카싱 일가에 쏟아지는 당국의 압력도 거세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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