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드러나지 않은 몸통으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의심하고 있다. 당초 우크라이나 재건을 테마로 주가조작 의혹이 부상한 건 삼부토건이지만, 웰바이오텍으로도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겼을 것이라고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삼부-DYD-웰바이오텍 삼각 체제 테마 작업 의심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최근 이 부회장과 웰바이오텍을 정조준하고 별도의 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이 조성옥 전 회장에서 이일준 회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중개하고 실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의 주가가 급등한 2023년 5~7월 웰바이오텍의 주가도 함께 급등했다. 1000원대였던 주식이 같은 해 6월 5200원까지 치솟았다.
주가조작의 핵심 재료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 업무협약(MOU) 체결 방식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물류업체와의 MOU 체결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MOU 체결 및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주가조작 작업을 여러 회사에 걸쳐 동시에 진행했다는 의심을 산 이유다.
웰바이오텍, 삼부토건과 똑닮은 주가조작 수법
특검팀은 삼부토건과 지배회사이던 디와이디가 2022년 6월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측에 3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주가조작 작업의 사전 포석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일준 회장이 소유한 삼부토건과 디와이디는 이때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이 있는 주식으로 분류된다. 이어 2023년엔 웰바이오텍이 같은 포럼에 1000만원을 내고 이 대열에 합류했다.
웰바이오텍은 1000원대였던 주가가 5200원까지 치솟았던 기간 전환사채(CB)를 대규모로 발행해 매각했다. 매각 규모만 190억원에 달한다. 전환가액은 모두 1000원대에 불과하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다. 1000원에 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 뒤 고점에서 매도했다면 최소 4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다.
190억원어치 전환사채 자금 행방 추적
삼부토건의 경우 대주주와 조성옥 전 회장이 주가 급등 과정에서 주식을 장내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은 만큼 부당이득이 즉각적으로 드러나지만, CB를 매각한 뒤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웰바이오텍은 돈의 행방을 좇기 어렵다. 특검팀은 이 같은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은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특검팀은 지난 17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웰바이오텍의 회장으로 ‘삼부토건-디와이디-웰바이오텍’ 삼각 체제의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작업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경찰에 요청해 추적조를 구성하고 이 전 부회장의 행방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