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희토류 수출 승인 너무 느려...글로벌 공급망 직격"

2025-05-18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중국 당국이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 하에서 일부 희토류의 수출을 허용하기 시작했지만 승인 속도가 너무 더뎌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4월) 초 전기차와 풍력발전용 터빈, 휴머노이드 로봇, 전투기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7가지 희토류 광물(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과 이를 활용한 영구자석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몇 주간의 지연 끝에 유럽으로 향하는 일부 희토류의 수출을 승인했지만 그 속도는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독일 산업연맹(BDI)의 이사회 멤버인 볼프강 니더마크는 FT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그는 "유럽 생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것을 모면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포드, 그리고 록히드 마틴 등도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내 한 유럽계 기업 경영자는 "현재의 희토류 공급 지연은 외국 제조사들에게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완전한 무능"이라며 "그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공격적인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맞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 상무부의 별도 승인이 없으면 7가지 희토류와 이를 이용한 영구자석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FT는 "이번 희토류 통제 카드로 중국은 글로벌 광물 공급을 지배함으로써 얻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드러내 보였다"고 평했다.

지난 12일 미중 양국은 90일간 관세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이후로 중국이 미국으로 희토류 수출을 승인하기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단 중국의 기본 입장은 미국과의 일시적(90일간) 관세인하 합의와 별개로 희토류 수출통제는 지속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에 맞서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융첸(何咏前)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취소하거나 중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이 중미 경제 무역 고위급 회담 합의에 따라 대중국 관세를 조정한 것에 상응해서 중국도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조정했다"고만 말하고 희토류 제재 해제에 대해선 즉답하지 않았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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