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권에서는 최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설이 흘러나온다. 임 회장 취임 후 우리금융지주는 실적이 상승했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성공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만 못해 하반기 실적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 상황도 변수다. 임종룡 회장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 집권 당시 중용된 인사다. 이 때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임 회장과 정부의 관계가 원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은행 부문 강화는 성공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금융위원회는 5월 2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및 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며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 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 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부과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7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숙원 사업이던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금융권의 시선은 임종룡 회장에게 쏠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 성공에 힘입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우리금융지주의 실적은 상승했다. 영업이익이 2023년 3조 4990억 원에서 2024년 4조 2552억 원으로 21.61%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만 못하다.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963억 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1507억 원과 비교해 24.58% 감소했다.
경쟁사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다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영업이익 하락률은 2~6% 수준으로 우리금융지주에 비해 하락폭이 낮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실적 악화에 대해 “판매비와 관리비가 급증하고, 대손비용도 증가하는 등 비용 측면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종룡 회장으로서는 올해 하반기 실적 상승을 이끌어야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반기부터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실적도 우리금융지주 실적에 반영된다. 다만 동양생명의 최근 실적이 하락세라는 점은 불안요소다. 동양생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87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587억 원으로 33.24% 감소했다.

#대선이 변수로 작용할까
임종룡 회장 연임의 가장 큰 변수는 실적이 아닌 대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회장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집권했을 때 중용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장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임 회장을 선임할 때도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를 염두에 뒀다는 뒷말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임 회장을 경제부총리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임종룡 회장이 2023년 취임할 때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무위 위원들은 당시 “임 회장의 귀환이 우려스러운 것은 단순히 전직 관료였기 때문이 아니라 중대한 정책 실패들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정책 과오를 성찰하고 있다면 우리금융지주 회장 도전은 멈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대통령의 한마디에 사모펀드 사태 책임과 다수의 금융사고 책임 등 우리금융지주 수장으로서 부적격자인 임종룡 회장을 선임하는 것은 낙하산 관치 금융의 결정판”이라며 “정부가 공공재라는 이유를 들먹이며 금융지주회사 회장 선임에 개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임종룡 회장과 정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다.
두 사람이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과거 이재명 후보가 임종룡 회장의 경제부총리 취임을 반대한 적은 있다.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임종룡 회장을 경제부총리로 내정했을 때다. 이재명 후보는 SNS에 글을 올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사를 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받을 때”라며 “하야할 대통령에게 인사권은 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임 회장의 경제부총리 취임도 없던 일이 됐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대부분 금융권 출신으로, 정치권과 인연이 깊은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성 강화라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정치적 색깔이 없는 만큼 임 회장 연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 측은 연임과 관련해 현재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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