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청원 5만명' 경찰청장, 직협 협상 테이블 앉나

2024-10-18

직협 2대 위원장 당선자 권영환

경찰청장 만남 날짜 조율중

지역관서 근무감독 및 관리체계 개선 계획 논의할 듯

내부망에서 불만 속출한 사안

조 경찰청장이 직협 대표성 인정하냐가 관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 청원이 5만명 동의를 넘어선 가운데,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청장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직협은 순찰차 운영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침에 대해 현장 경찰들의 불만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장이 직협의 대표성을 부정한 만큼 협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에 따르면 권영환 전국직협위원장 당선자는 조지호 경찰청장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권 당선자는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27일 이후로 해서 미팅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당선자는 "중심 지역관서, 지역경찰 근무 제도 개선, 3중 감시 체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할 예정이다. 또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에 대한 인력 축소 및 탄력적인 근무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논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치안총수에 대한 탄핵 청원이 5만 명을 넘기면서 직협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대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김건표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신어지구대 소속 경감은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 경찰청장의 탄핵 요청에 대한 청원을 게시했다.

여기에는 경찰청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이유 15가지가 담겨 있다. 최근 경찰의 자살과 순직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기형적인 경찰 구조와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글에 따르면 타 기관에서 처리해야 하는 재해·재난 책임마저 경찰이 떠안고 있지만, 경찰청장은 복지 개선의 노력은커녕 경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고 했다. 이에 탄핵 안건은 30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국회 심사를 받게 됐다.

직협에서는 탄핵 청원의 내용 중 최근 논란이 된 '지역관서 근무감독·관리체계 개선 계획'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은 지난달 경남 하동의 한 파출소에서 40대 여성이 순찰차에 갇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이에 경찰청은 2시간마다 순찰차 교대 시 차량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2시간 이상 정차할 경우 그 이유를 112시스템(폴맵)에 기록하라는 내용을 하달했다.

현장 경찰들 사이에서는 지역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탄핵 청원을 올린 김건표 경감은 최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해당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

그는 "빅데이터실의 범죄 통계를 바탕으로 해 경찰이 체력을 비축하면서 효율적으로 순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청장은 경찰 전 경력에 24시간 순찰 100%를 강요하고 있는데, 이는 경찰을 순찰 근무로 혹사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동 사건은 경찰 역사 79년 동안 처음 발생한 사건인데 경찰청장은 13만 경찰 전체가 근무 태만한 사안처럼 탄핵 청원의 요지를 흐리고 있다"며 "치안현장에 7000명 이상의 경찰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소속 지구대·파출소에서도 조 경찰청장의 결정이 탁상공론이라는 평이 나온다. 지방 지역관서의 사례를 서울 지역관서로 끌어와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업무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관계자는 "서울 파출소에서는 '2시간씩 쉴 수 있는 시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2시간마다 순찰차 이상 유무를 보고하라는 건)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단 조 경찰청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직협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직협과의 대화가 성사될지는 의문이다. 그는 조직개편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는 내부 설문조사에 대해 "일부 하위직의 의견이며, 경찰직장협의회 가입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협 소속 한 경찰관은 "이전 경찰청장의 경우 직협 대표성을 인정하고 소통했는데, 이번에는 소통조차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있다"며 "만일 대화가 되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

hell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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