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조문 특사 방북 불발…박지원 “남북 소통 끊겨 아쉽”

2025-11-05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망 소식에 조문 사절단을 자처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북이 사실상 무산됐다. 박 의원은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날 국정원 국정감사를 하면서 국정원장한테 (조문 사절단을) 얘기했더니, (내가) 조문 사절 적임자이나 북한하고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조의문도 북한으로 보내지 못하고 언론 발표로 끝냈다”고 말했다.

“조문 사절단을 기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지금 남북 소통이 완전히 끊겨 아쉽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또 “조문 사절단을 통해 남북 교류의 끈을 이어가고 싶다”며 “조문 사절단을 자처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남북 대화,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남 전 위원장에 대해 “그분이 경북고등학교 출신”이라며 “키가 훤칠한 대구 출신 미남”이라고 주장했다. 1928년 2월 평양 출생의 소련 유학파로 알려졌던 김 전 위원장이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가설을 새로 제기한 것이다. 통화에서 그 근거를 물었지만 박 의원은 “말해줄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다. ‘국정원장 재직 시절 알게 된 정보인가’라는 질문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3일 사망한 김 전 상임위원장은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활동한 외교 원로다.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특사단 대표를 맡는 등 남북관계 주요 국면을 총괄해왔다. 지난 2011년 12월 김일성 국방위원장 사망 때 고 이희호 여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방북 한국 조문단을 면담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당시 “이 여사가 김 전 상임위원장이 ‘북한에서 6.15 공동선언이나 10.4 선언을 꼭 이행해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상임위원장의 한국 측 파트너로 10여 차례 만났다고 한다. 첫 만남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때였다. 박 의원은 5일 통화에서 “당시 정상회담 전 4·8 합의서를 먼저 썼는데, ‘남북 정상이 상봉하고 회담한다’라는 조항을 북측이 ‘상봉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담은 김 상임위원장과 한다‘고 해석해 논란이 컸다”고 회고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저한테 많이 화도 냈지만 결국 김 국방위원장과 김 전 상임위원장 두 사람과 모두 회담하도록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18년 뒤인 2018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때는 김 전 상임위원장이 한국을 찾아 박 의원과 재회했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3층 연회장 만찬장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마주했는데,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저에게 인민예술가라고 칭호를 불렀는데 왜 증명을 안 주냐”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박 의원은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이 ‘제가 잘 압니다. 상임위원장님 정령을 개정해서 인민예술가 칭호를 수여하십시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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