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일으킨 'MZ 성인'의 보물인데…시성 이틀만에 '3급 성유물' 도난 [글로벌 왓]

2025-09-14

가톨릭교회 역사상 첫 밀레니얼 세대 성인인 카를로스 아쿠티스(1991~2006)의 성유물이 시성 이틀 만에 도난 당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아쿠티스의 성유물인 작은 원형의 천 조각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천 조각은 성인이 직접 만진 물건인 3급 성유물에 해당한다.

베네수엘라 서부 메리다주의 한 본당의 유리로 된 성유물함에 보관돼 있던 이 천은 아쿠티스가 시성된 지 이틀 만인 지난 9일 사라졌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아직 성유물의 행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쿠티스를 추모하는 청년그룹 담당자인 아드리안 가르시아는 "이 성유물은 매우 큰 영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행방불명 상태지만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1991년 태어난 아쿠티스는 15세에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독학으로 코드를 익힌 그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과 마리아 발현을 정리해 웹사이트에 올리며 신앙을 전파해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렸다. 아쿠티스는 2013년 췌장 관련 질병을 앓던 어린이가 그의 티셔츠 유품을 접하고 기도한 뒤 완치된 일이 기적으로 인정돼 2020년 복자가 됐다.

또 202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사고로 긴급 개두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의 어머니가 아쿠티스 무덤을 찾아 기도한 뒤 빠르게 회복된 사례가 두 번째 기적으로 인정돼 시성이 결정됐다.

그는 생전 존경하던 성 프란치스코의 고향인 이탈리아 아시시를 자신의 안식처로 택해 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그의 유해는 아시시 산투아리오 델라 스폴리아치오네 성지에 안치돼 있다. 카를로는 평소 차림 그대로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안치됐으며 시신 위에는 밀랍 모형이 덮여 있다. 아쿠티스의 묘에는 지난해에만 100만명 가까운 순례자가 다녀갔다.

지난해 ‘1급 성유물'인 아쿠티스의 머리카락이 한국 땅을 밟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4년 11월 서울대교구는 파리외방전교회 윌 콘퀘르 신부로부터 아쿠티스의 머리카락 16점과 유해증명서를 전달 받았다. 당시 서울대교구는 아쿠티스가 성인품을 받는 2025년 희년에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 센터 내 경당에 유해를 모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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