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한파로 437명 숨졌다…사라진 북극해빙 불러온 나비효과

2025-01-13

아시아와 북미 등 북반구 지역의 국가들이 북극발 한파를 비롯한 기상 이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두고 역대 최소 면적으로 줄어든 북극 해빙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 개의 대륙성 한랭 기단이 대만을 덮치면서 기온이 급락해 10일까지 437명이 ‘병원 밖 심정지’(OHCA)로 사망했다. 주요 도시의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10일에만 54명이 숨졌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대만은 대부분의 주택이 온돌과 같은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대만 미아오리(Miaoli) 지역은 13일 아침 수은주가 1도까지 떨어졌고,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인 ‘위산(玉山)’은 전날 -8.2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대만 중앙기상청(CWA)은 12일부터 한파 특보를 발령했다.

장웨이티엔(張維典) 국립대만병원 응급의학과장은 현지 매체 포커스타이완과 인터뷰에서 “추운 날씨나 급격한 날씨 변화로 인해 심혈관 응급환자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40, 50대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텍사스 눈 내리고, 알래스카는 영상권

미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극단적인 한파와 이상고온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는 북극발 한파가 남쪽 깊숙이 내려오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따뜻한 텍사스 주의 경우, 북극발 냉기가 덮치면서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갔고 일부 지역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려 쌓였다.

반면 북극과 가장 가까운 미 알래스카 주는 며칠째 이상 고온 현상을 겪고 있다. 알래스카 남부 앵커리지는 12일에 2.2도 아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역대 1월 기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사라진 북극 해빙 “갇혔던 냉기 내려보내”

기상학자들은 이렇게 겨울철에 북반구 지역이 기상 이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로 북극 해빙(바다 얼음)의 손실을 꼽는다. 북극 해빙 면적은 한국을 포함한 북반구 국가들의 겨울철 날씨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데, 올겨울 들어 역대 최소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그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 12월 평균 북극 해빙 면적은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작다. 1월에도 역대 최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SIDC는 “12월 북극 해빙 면적은 1981~2010년 평균보다 10년에 3.4%씩 감소하고 있다”며 “1979년 이후 198만㎢의 해빙이 사라졌다”고 했다. 45년 만에 우리나라 국토 면적(10만 266㎢)의 20배에 육박하는 해빙이 사라질 정도로 북극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북극 중심부에 위치한 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는 동시에 제트기류가 뱀처럼 구불구불해지면서 북극의 냉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게 된다. 그 결과 냉기가 침투하는 곳에는 극심한 한파가, 나머지 지역에는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해빙 면적이 작아질수록 블로킹(기압 정체) 현상이 발생해 북극의 냉기를 중위도로 내려보낼 가능성이 커진다”며 “북극에 갇혀 있던 냉기가 해빙이 역대급으로 작아진 현상과 맞물리면서 더 강하게 내려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발 한파는 이달 말까지 북반구 곳곳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교수는 “2월은 북극 한파의 영향이 구조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이고,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철도 점차 따뜻해지는 추세”라면서도 “12~1월에는 북극발 한파가 나타나는 등 기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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