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정 90% 로봇 사용…9000억개 AI 비서로 전세계 연결"

2025-09-18

2035년 9월 베이징 차오양구의 직장인 왕 모 씨는 로보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도중 아내와 통화하며 저녁 메뉴를 상의했다. 퇴근하자 주방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출장을 다녀온 아내는 드론 택시로 집에 도착했다. 부부는 저녁을 먹은 뒤 다음날 스케줄을 인공지능(AI) 비서로부터 전달 받고 휴식을 취하다 잠자리에 들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18일 ‘화웨이 커넥트’ 행사를 통해 발간한 ‘지능세계 2035’ 보고서에서 그린 10년 뒤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화웨이는 이날 발표를 통해 2035년까지 ‘범용인공지능(AGI)’이 기술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AGI는 특정한 조건에서만 작업하는 기존 AI와 달리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일컫는다. 지금은 입력 값과 반복 학습에 따라 AI가 정해진 작업만 하지만 AGI는 스스로 판단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미래가 현실이 되는 셈이다.

중국 기술 굴기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화웨이가 전망한 ‘AI 미래 보고서’는 사실상 주요 기술과 산업별로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AI 에이전트(비서)’가 향후 10년간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모바일 앱과 달리 AI 비서는 간단한 명령만으로 여러 서비스를 연결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보고서는 10년 뒤 전 세계 약 90억 명의 인구가 9000억 개의 AI 비서와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 제시된 다양한 미래상은 현재의 기술 수준이 엄청난 속도로 업그레이드될 것임을 예고했다. 자율주행 분야의 경우 현재 도심에서는 L2(부분 자동화), 고속도로에서는 L3(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2030년 L4(고도 자율주행)를 거쳐 2035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불리는 L5 단계의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보택시가 일반화되면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자동차는 교통수단을 넘어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다. 로봇의 경우 2030년 ‘챗GPT 모멘트’ 수준의 혁신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뒤 폭발적인 성장이 점쳐진다. 2035년이 되면 중국 가정의 90% 이상에 로봇(단순 로봇 기기 포함)이 보급되고 가격도 1만 달러 미만으로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중국 가정 10%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저공경제(1000m 이하 고도에서 유인 주행 또는 무인 주행 항공기 중심로 이뤄지는 경제활동)도 지금처럼 정해진 항로에서 운항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유롭게 항로를 이동하며 개인 소비자들을 실어나를 것으로 관측된다. 가정용 개인 비행기 소유라는 꿈이 현실이 되면서 도심 교통은 지상과 공중이 결합된 3차원 입체 시대에 진입한다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물류 분야에도 940만 대의 배송 로봇이 투입돼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진다. 지능형 창고 시스템으로 작업 효율은 3~5배 향상되고 주문 처리 속도는 400% 증가하며 처리 비용은 60% 감소되고 창고 공간 활용률도 50%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에서는 노동생산성이 60% 향상되고 생산 비용은 40%나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교육 분야에서는 10억 개의 AI 학습 도우미가 배치되고 5000만 개 AI 가상 교사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교실의 80%는 ‘스마트 트윈 교실’로 전환되고 교사 업무의 20~40%는 AI가 분담한다. 이를 통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의료 분야는 만성 질환의 80%를 사전 예방하고 65세 이상 인구 11억 명 중 60%에 AI 간병을 적용할 방침이다. 건강 관리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을 아는’ 단계로 진입한다. 태어나자마자 유전자 염기서열과 임신 중 모자 환경과 가족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걸릴 가능성이 있는 주요 질병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 관리를 함으로써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컴퓨터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던 조세프 시파키스는 “이 보고서는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어떻게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인류와 사회에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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